‘다제내성 결핵’을 아시나요

한국 환자 2223명… OECD 1위
일반결핵보다 치료기간↑ 비용도↑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 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우표와 비슷하게 생긴 크리스마스 실은 1904년 덴마크에서 결핵 퇴치 기금 마련을 위해 처음 발행한 것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20세기 초만 해도 결핵이 얼마나 만연했고 또 치명적인 질환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한국이 잘살게 되었으니 이제 결핵 환자는 없어졌겠지’ 라고 착각하는 이가 의외로 많다. 한국은 결핵 발생율이 인구 10만명당 100명꼴로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1위다. 10만명당 약 4.9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어 사망률 또한 OECD 1등에 해당한다.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들이 결핵의 위험성과 크리스마스 실 구입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결핵과 관련해 한국이 OECD 1등을 지키고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다제내성 결핵’을 앓는 환자 수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표준 결핵 치료 요법에 쓰이는 4개 약물 중 2개 이상 약물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어 치료가 매우 어려운 복잡한 형태의 결핵을 뜻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2223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단연 1위다.

다제내성 결핵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증가하고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00만명 이상의 인류가 다제내성 결핵에 걸릴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해마다 다제내성 결핵으로 사망하는 인구 수는 무려 15만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제내성 결핵 치료는 일반 결핵보다 기간이 길고 훨씬 복잡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 글로벌 제약업체 얀센이 개발한 ‘서튜러’ 등이 대표적인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며 “만약 감기에 걸린 뒤 2주일 이상 기침과 객담을 동반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결핵을 의심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