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아이에게 갑자기 찾아온 코골이, 원인은…

구성=큐레이션팀
최근 결혼을 약속한 회사원 이(28) 씨는 부랴부랴 이비인후과 상담을 예약했다. 남편이 코를 고는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주부 임(37) 씨는 4세 아이의 코골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골겠거니 생각했지만, 횟수가 잦아지자 원인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앞선 사례에서 보듯, 코골이는 성별?나이를 불문하고 찾아올 수 있는 증상이다. 코골이 원인 및 증상 유형, 치료법까지 함께 알아봤다.
왜 코를 골까?
코골이는 코를 통한 호흡이 원활하지 않아 입으로 숨을 쉬면서 발생한다. 이때 기도가 좁아지면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혀·목·입천장 등이 떨리면서 소리가 난다. 즉. 숨길이 좁거나 막히면서 몸속 산소가 부족해 일어나는 잡음이다.
더 이상 코골이로 살 순 없잖아?
기도가 좁아지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비만한 사람이 코를 고는 경우가 많다. 목 안쪽에 지방이 쌓여 기도가 좁아져서다. 또한, 비염·축농증 등 코 질환으로 콧속과 후두가 부어 숨 쉴 때 방해를 받으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는 아이와 성인을 구별해 알아봐야 한다. 아이 코골이는 상당수가 선천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다. 아이의 목젖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나 목젖 뒤쪽에 있는 인두편도(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크면 기도가 좁아진다.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비중격)이 휘어진 비중격만곡증일 때도 코를 곤다. 비중격이 휘어져 코가 막히기 때문이다.
아이 코골이 치료법 무엇이 있나?

성인의 경우 나이 들수록 근육이 늘어지면서 코골이가 생긴다. 노화로 성대 주변과 인·후두 근육이 탄력을 잃고 처져 목 안의 구강이 좁아진다. 그러면 자는 동안 코로 들이마신 공기가 기도로 잘 전달되지 않는다. 게다가 만성적으로 코를 골면, 기도를 둘러싼 조직이 계속된 진동으로 손상을 입어 상태가 악화한다.

술을 마신 뒤 코를 고는 것도 호흡 장애와 관련이 있다. 알코올이 뇌 속 숨골이라 불리는 연수를 마비시켜 숨이 느리고 얕아진다. 또 목 주변 근육이 이완돼 기도가 좁아진다.
술, 호흡장애·지방간·위궤양 등 부른다
호흡 정지되는 ‘수면무호흡증’ 동반하기도
코골이가 심하면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증으로 발전한다. 1시간마다 5회, 또는 7시간 동안 30회 이상 숨이 그쳐도 수면무호흡증이다.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호흡을 제대로 못 해 혈액 속의 산소 농도가 정상보다 낮아지며 심장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한다. 이 과정에서 배 안의 압력(복압)이 높아져 방광을 누르면 소변을 보려고 잠에서 깨기도 한다. 결국, 숙면하지 못한 탓에 일상생활에서 피로?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코골이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증 될 수도
수면 중 깨서 소변보는 이유 ‘코골이’ 탓입니다 코골이 유형 3가지 /사진 헬스조선 DB
늘 피곤하고 졸린 과수면증 코골이

흔하게 보는 남성형 코골이다. 코 고는 소리가 우렁차고 본인은 깊게 잔다고 생각하지만, 깨어 있는 동안 항상 피곤하다. 소위 머리만 대면 잘 수 있는 상태로 점심 식사 후에 자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낀다.

잠 못 들고 예민한 불면증 코골이

마른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코 고는 소리가 약하고 자주 뒤척인다. 입을 벌리고 자기도 하는데, 이때 얼굴 구조상 혀가 뒤로 빠져 호흡이 곤란해진다. 저혈압, 소화 장애, 우울증 등이 함께 찾아온다.

수면 도중 자주 깨는 뇌졸중 코골이

일반적으로 깊은 잠에 빠져야 꿈 수면(REM수면: 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 있음, 꿈꾸는 상태) 단계에 이른다. 그러나 고혈압·당뇨·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나이 들수록 렘수면에 접어들기가 어렵다. 렘수면 단계로 가는 과정에서 호흡 곤란을 느껴 본인도 모르게 잠에서 깬다. 깊은 잠을 못 자므로 기억력?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을 비롯해 순환계나 면역계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나는 어떤 코골이?
코골이, 얼굴만 봐도 안다 코골이 가볍게 생각했다간 큰 질환 부른다
코골이는 결국 숙면을 방해해 해가 중천인데도 졸음이 쏟아지는 원인이 된다. 일 능률이 떨어지고, 안전·교통사고 우려가 있다.

만성기관지염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고대안산병원 신철 교수팀이 지난 2008년 40~69세 성인 4270명(남성 2203명, 여성 2067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1주일에 6일 이상 코를 고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기관지염 발생 확률이 1.68배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달팽이관으로 정상적인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를 호소하기도 한다.
한밤중의 무법자 ‘코골이’는 병이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했을 때는 고혈압, 심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의 위험이 커진다. 이와 같은 질환은 체내 산소가 부족해져 발생한다. 저산소증으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져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막힌 숨을 내쉬려 무리한 힘을 쓰면 고혈압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수면무호흡증, 심혈관 질환 부른다!
/사진 김의준 헬스조선 기자
아이의 코골이는 얼굴형을 바뀌게 한다. 코로 숨쉬기가 힘들어 입으로 쉬다가 얼굴과 인중이 길어지며 위턱은 돌출, 아래턱은 뒤로 처져 이른바 ‘말상’으로 변한다. 표정이 항상 멍하다. 성장하면서 치열이 불규칙해지거나 부정교합이 발생한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한 아이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하지 못하다. 저신장·저체중은 물론, 두뇌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졸린 탓에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문제를 일으키고, 산만한 성격이 되기 쉽다.
아이 코골이 방치하면 성격, 외모 모두 나빠진다?
어떻게 치료할까?
앞서 설명했듯, 코골이가 심하면 다른 질환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에 앞서 증상 정도에 따라 자가 치료가 가능한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구분한다.

아래 ‘체크 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코골이를 점검해보자.
/출처 헬스조선 DB

자가 치료법
체중을 줄이고, 목 주변 근육의 힘을 높이기 위해 1주일에 5일, 하루 30분 유산소 운동을 한다. 하지만, 잠자리 직전 운동은 자율신경계가 활발해져 오히려 불면을 유도하므로 잠들기 6시간 전에 끝낸다.

베개는 높이에 따라 턱이 앞으로 내밀어 지는 정도가 달라 호흡과 관련이 있다. 지나치게 가볍지도, 두껍지도 않은 베개가 좋다. 그리고 똑바로 누워 자면 중력 때문에 혀가 뒤로 밀려 기도가 더 좁아진다. 이를 토대로 보면, 가장 이상적인 수면 자세는 베개로 목 뒤 6cm, 어깨 2cm 올려주고, 측면으로 돌아눕되 각도는 30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예방 위한 생활습관

목젖·편도 조직을 강화해 코골이를 완화하는 ‘혀·입 운동’도 있다. 이는 미국 의학저널인 ‘흉부(Chest)지’에 실린 내용이다. 기사 더 보기▷
병원 치료법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병원 치료는 주로 이비인후과에서 이뤄지며, 수면을 돕는 기계 사용(비수술 요법)부터 얼굴 골격을 성형(수술 요법)하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어느 부위에 숨길이 막혀 있느냐에 따라 또는 생김새에 따라 개인 차이가 있어 전문의 진단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 요법

목젖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를 절제하는 구개인두성형술, 코막힘을 뚫는 하비갑개점막하절제술, 혀 근육이 붙어 있는 턱뼈 일부를 자르는 혀뿌리수술, 목에 구멍 내는 기관절개술 등이 있다.
코골이, 어떻게 치료하는가? 1편

비수술 요법

산소마스크 모양의 양압 장치 기계,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구강 내 장치 등으로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코골이, 어떻게 치료하는가? 2편

코골이를 방지하고 숙면을 돕는 수많은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베개, 침대 매트리스, 옷(조끼) 등은 물론, 요즘은 수면 센서 기술이 들어간 IT 제품도 있다. 치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우선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