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분의 1, 잠복결핵 상태…OECD 꼴찌 수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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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3분의 1이 잠복결핵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국장)은 1일 PBC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 같이 우려했다.

권 국장은 “우리나라가 인구 10만 명당 86명이기 때문에 OECD 국가 중에 꼴찌고, 이웃나라 중국도 인구 3만 명당 70명이다. 상당히 우리나라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후진국성 질병인 결핵이 여전히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가 높은 이유에 대해선 “북한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일제강점기나 6·25전쟁 시기에 결핵이 높아졌다가 낮추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민간의료기관의 결핵 신고 자체가 2000년대 초반까지 부진하면서 그때 환자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도 결핵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다.

권 국장은 “나이가 들수록 잠복결핵에서 결핵으로 될 위험이 크다. 어느 나라나 65세 이상이 되면서 결핵환자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따라서 잠복결핵이 3분의 1정도 된다는 것이 결국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인구가 계속 늘어나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잠복결핵의 의미에 대해선 “결핵은 상당히 진행이 느린 감염병이다. 몸에 결핵균이 들어와서 숨어있는 상태를 잠복결핵이라고 한다”면서 “10명의 잠복결핵 환자 중 3명 정도가 결국은 결핵이 발생을 한다. 3명 중에서 반은 잠복결핵 된 지 2년 내 발병을 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가 될 예비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을 잠복결핵환자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증상만으로는 잠복결핵 여부를 알기 힘들다고 그는 지적했다.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시킨다는 것.

권 국장은 “결핵이 진행이 느리다보니까 특이적인 증상이 없다. 예를 들어서 밤에 땀이나 열이 나고 몸에 피로감이 있고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초기 증상만 가지고 특별하게 찾아내기 어렵다”면서 “그 시기에 결핵 환자들이 균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시킨다. 결핵이 전파도 잘 되고 많은 잠복 감염을 유발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결핵 안심국가 실행 계획’에 대해선 “만 40세와 고희 70세가 되면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처음 시작하는 연령이다. 그 두 연령대 잠복결핵 전체 검사를 해서 찾겠다는 취지가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당뇨,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선 잠복결핵 검사를 받기를 권고한다. 금년부터 보건소에서 잠복결핵 검사에 대해서 무료로 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국민의 경우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등 기침 예절이 제일 중요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결핵균이 자꾸 퍼지게 되면 누구라도 잠복이 될 수 있다”면서 “집단시설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 초중고, 의료기관 종사자는 금년부터 의무적으로 잠복결핵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