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아닌 가정에서 재는 혈압 수치는 얼마나 정확할까.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 병원에서 잰 혈압 수치보다 오히려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률을 측정하는 정확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일본 지치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오전시간대 가정에서 측정한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이 145㎜Hg이상인 환자들은 125㎜Hg이하인 환자들보다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률이 높다.
해당 대학 심혈관전공 카즈오미 카이로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임상시험을 통해 아침에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보다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예견하는데 보다 정확한 방법이라는 점을 발견했다”며 “고혈압을 관리하기 위해선 집에서 혈압 재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률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가정용 혈압 측정기가 유용하다는 점을 밝힌 연구논문은 아직까지 별로 없다”며 “우리 연구는 가정용 혈압 측정기가 진료소 혈압 측정기보다 효율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 방대한 규모의 첫 번째 연구”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2만10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65세이며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127명이 뇌졸중 증상을 보였고, 121명이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
고혈압 환자 중 뇌졸중 증상을 보인 사람들은 오전시간 집에서 잰 수축기혈압 수치가 145㎜Hg이상이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150㎜Hg 이상 수치를 보인 사람들이 뇌졸중 위험률이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심장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들 역시 가정용 수축기 혈압으로 145㎜Hg이상의 수치를 보였지만, 병원에서는 160㎜Hg보다 높을 때 심장질환 위험률이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급격한 혈압 상승은 뇌졸중, 심장마비, 심부전, 신부전, 조기사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혈압 수치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치 변동이 잦다. 병원에서 1회적으로 측정한 수치로는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가정에서 수시로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 오히려 혈압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 만약 반복적인 측정 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혈압 수치를 보인다면 병원 상담이 필요하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률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병원 방문을 통해 상태 진단을 받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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