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황사 불 땐 돼지고기… 탈모엔 ‘NO 샴푸’? 신출귀몰 ‘묻지마 건강정보’ 주의보

[친절한 쿡기자] 국민일보 23일자에는 ‘친절한 쿡기자… 스타들 양날의 칼 SNS 망신살’이라는 기사가 나갔습니다. 유명 스타들이 소통 욕심에 생각 없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망신만 톡톡히 당한 사례들을 모아 썼죠. SNS에 취한 세태를 살펴본 겁니다.

이번에도 SNS의 어두운 면을 한 번 더 지적하려고 합니다. 바로 SNS에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잘못된 건강·의학 정보의 폐해입니다. ‘두 얼굴의 SNS 2탄’인 셈이죠.

어제와 그제 한반도는 최악의 중국발 모래바람으로 뒤덮였습니다. 황사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렸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는 ‘황사에 좋은 음식’으로 돼지고기가 많이 거론됐습니다(사진). 황사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처럼요.

모두 기름진 돼지고기가 황사 속 중금속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속설 때문에 빚어진 일입니다. 실제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23일 삼겹살 주문 건수가 주간 평균의 2.8배, 지난해 같은 날보다 2배 늘었습니다. ‘황사특수’를 톡톡히 누린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황사에 돼지고기가 좋다는 속설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탄광에서 광부들이 돼지고기를 먹는 습관에서 착안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권하지만 돼지고기가 호흡기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탈모 예방에 좋다’며 SNS에서 떠도는 ‘노푸법’(샴푸 없이 머리 감기)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샴푸 대신에 베이킹소다와 식초로 머리감는 것인데, 탈모 예방에 좋다는 의학적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말합니다.

이밖에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음식을 통해서도 옮는다’ ‘기침 심폐소생술’ ‘해열제 없이 열 떨어뜨리는 법’ 같은 이야기도 한때 SNS에 유령처럼 등장했지만 정체불명의 낭설로 밝혀졌습니다.

SNS는 인터넷보다 전파력이 강합니다. 더욱이 친한 사람이 퍼뜨리기 때문에 친근감을 느끼고 다른 어떤 것보다 신뢰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건강·의학 정보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그럴듯한 이야기 이면에 감춰진 위험성을 간과해선 절대 안 될 것입니다.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올리는 이들을 법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는 자칫 SNS의 순기능을 해칠 수 있습니다. 법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출처가 정확하지 않거나 근거 없는 의학정보를 무조건 퍼 나르거나 리트윗하지 말고 한번쯤 의심해 보는 비판적 사고를 습관화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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