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엘니뇨 현상과 맞물려 폭발적 확산 가능성?

사진=동아일보 DB

신생아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과 맞물려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보통 호주 북동부와 동남아시아, 인도 지역에서는 가뭄 현상이, 동태평양 지역에 인접한 중남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WHO 집행위원회에서 “2016년 엘니뇨와 관련된 기상 상황으로 많은 지역에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 숲 모기’를 매개체로 확산하기 때문에, 엘니뇨로 인해 모기의 번식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면 지카바이러스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NN 역시 엘니뇨가 발생하면 흔히 남미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 모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도 이집트숲모기가 번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주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올해 300만~400만 명의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강하게 의심(strongly suspected)’된다. 신생아 2만∼3만 명당 1명꼴로 드물게 발생하는 소두증은 아기의 성장·발달 지연이나 인지능력 장애, 균형감각 상실, 청력 저하, 시각장애, 경련이나 발작 등을 유발한다.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