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명은 스트레스 정도가 심해 정신적인 압박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노출 정도가 심각한 것이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이, 저소득자보다는 고소득자가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 전문가들은 심각해질 경우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커지기 전에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사회의 사회 심리적 불안의 원인 분석과 대응 방안’에 따르면 19세 이상 남녀 7000명의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 94.1%가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조금 느끼는 편 56.2% △많이 느끼는 편 34.7% △매우 많이 느끼는 편 3.2%로 전체의 37.9%가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느끼고 있었다. 반면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5.9%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응답은 여성이 32%였지만 남성은 43.8%로 11.8%포인트나 높았다.
기혼자보다는 미혼자가, 외벌이보다는 맞벌이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았다.
미혼자 중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응답은 41.7%로 배우자가 있는 성인(37%)보다 4.7%포인트 많았다. 기혼자 중에서도 맞벌이(46.4%)와 외벌이(30.3%)의 격차가 컸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자보다 고소득자의 스트레스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응답은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경우 27.8%로 전체 평균보다 10%포인트 정도 낮았다. 월 소득 400만∼600만원은 41.6%, 월 소득 600만원 이상에서는 37.9%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이 높으면 스트레스 없이 행복할 것’이란 사회적 통념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사회·심리적 불안을 측정한 결과 불안 정도가 낮은 집단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비율이 27.5%였지만 불안 정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49.2%로 높아져 사회·심리적 불안도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을 느끼는 개인적 문제로는 노후준비(25.3%), 취업 및 소득(18.4%) 등 경제적 문제가 43.7%를 차지했다. 사회적으로는 경기침체 및 성장둔화(36.6%)가 가장 큰 불안 원인으로 꼽혔고 메르스 등 고위험 신종감염병(21.7%)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조사기간이었던 지난해 8∼9월이 메르스가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때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는 심각해질 경우 우울증 등 정신적 질병으로 이어지거나 신체 기관에까지 영향을 줘 암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