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새해 건강, 세가지만 챙기자 ①금연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한 한 남성이 보건소를 찾아 금연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 제공
새해가 되면 자신의 건강을 위해 각종 계획을 세우곤 하나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금연, 운동, 비만 퇴치 등 건강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의 산하기관으로 건강증진정책을 개발하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새해 지키면 좋을 세가지 건강 목표-금연, 운동, 다이어트-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글을 받아 싣는다.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원하지만 성공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과 함께 생각했던 금연 결심은 이미 담배 중독으로 인해 흡연의 유혹에 넘어가 새해에 또다시 금연 결심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은은한 담배 향과 한 모금에 담긴 긴 한숨에 굴복해 해마다 단골 결심인 ‘금연’에 도전하는 흡연자는 왜 자꾸 실패하는 것일까? 금연은 ‘한번 해보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도전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목표는 한가지이지만 방해하는 요인은 수십가지여서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2016년 새해에는 속는 셈 치고 다시 도전해보자. 칠전팔기라 하지 않았는가?
스스로 금연 성공, 결심자의 3%
담배는 중독이라는 사실 깨달아야
금연치료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 “후두암 1㎎ 주세요”, “폐암 하나, 뇌졸중 두개 주세요”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금연 캠페인은 충격적인 메시지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일부 흡연자들은 당장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또는 흡연이 ‘개인의 선택권’이란 이유로 이런 광고를 반대하고 있다. 또는 ‘국가에서 제조하고 판매하고 있지 않느냐’는 논리나 ‘왜 흡연자들을 죄인 취급 하느냐’는 반론으로 스스로의 건강과 간접흡연의 영향을 받는 다른 사람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 담배 판매인들은 심지어 ‘담배를 피우면 후두암이나 폐암이 발병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금연 캠페인 광고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69종의 발암물질과 7000여종의 유해물질은 암, 심장뇌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등의 원인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금연의 길로 들어서기 어려워하거나 금연을 결심했다가 실패하는 자신에게 의지박약이란 이름을 부여하지 말자.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니코틴 중독’이란 굴레를 벗어나 일상을 살아갈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 캠페인 슬로건에 쓰였던 말처럼 셀프(Self) 하지 말고, 헬프(Help) 받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혼자 하지 말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 니코틴 중독 테스트부터 금연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전략도 필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지지 않을 수 있다. 우선 담배가 얼마나 나쁜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 자신이 얼마나 담배에 의지하고 있는지 ‘니코틴 중독 테스트’로 파악해보자. 자신의 상태를 파악했다면 이제 결심하는 일만 남았다. 중독성 때문에 끊기 어렵다는 이유로 흡연량을 줄이기로 결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담배는 줄이는 ‘절연’이 아니라 한번에 끊는 ‘금연’이 바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제 금연 결심이 섰다면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지 금연일을 정하고, 니코틴 의존도의 단계가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결심을 다지고 자신을 믿어보자. 날짜를 정했다면 담배와 재떨이, 라이터 등 흡연 관련 물품을 버리고 주위 사람에게 널리 알려 응원도 받고 금연 성공을 위한 지지자로 삼자. 또 금연에 성공하면 자신에 대한 보상도 중요하다. 행동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람은 합리적이지 않아서 언제든지 당장 즐거운 것에 넘어가기 쉽다. 금연을 유지하면 ‘아낀 담뱃값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겠다’ 등 단기적인 보상을 하나씩 정하는 것이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보상을 배우자나 친구 등 다른 사람이 해주면 더 좋다.
■ 셀프 하지 말고 헬프 받자 니코틴 의존도가 낮은 경우 혼자 힘으로 담배를 끊는 것이 가능하지만 금연할 가능성은 겨우 3% 정도에 그친다. 그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바로 금연지원 서비스를 활용해 전문가에게 상담 및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이 50% 이상 높아진다. 왜냐하면 흡연자들은 ‘니코틴’이란 물질에 의존적이다. 다시 말하면 담배에 ‘중독’돼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금연 결심을 하고도 자꾸 결심이 흔들리고 금단증상이 발생해 금연이 힘들어지는 시기가 온다. 이때 보건소 금연클리닉이나 금연 치료를 하는 병·의원, 지역금연지원센터 등을 활용하면 좋다.
또 금연 치료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도 이용할 만하다. 우선 가까운 동네 보건소에는 전국 어디에나 금연클리닉이 있다. 무료로 금연상담과 금연보조제를 받을 수 있다. 6개월 동안 단계별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받고 성공하면 금연 성공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금연 치료에 참여하는 병·의원에서도 금연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본 프로그램 기간은 8~12주이며, 올해부터 3회 이상 방문 때부터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참여 병·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중증 흡연자라면 지역 금연지원센터에서 좀더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에서 지정한 전국 18개 지역별 금연지원센터에서는 1박2일 또는 4박5일 금연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금연 치료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이나 건강보험 하위 20% 저소득층과 의료급여 대상자는 금연을 위한 진찰 상담료 전액을 지원받는다. 금연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든 여성이나 학교 밖 청소년 등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유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 정책연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