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전 안 피워요’…청소년 흡연율에 섞인 거짓말

흡연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이 일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

대구가톨릭대 예방의학교실 박순우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의 정책연구용업사업 ‘청소년 흡연조사 타당도 평가’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 “청소년이 흡연 여부를 직접 써넣는 방식으로 조사한 흡연율은 실제 흡연율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 보고서를 보면 학교 선생님이 지도하는 가운데 온라인 설문에 청소년이 직접 응답하는 방식으로 조사한 청소년 흡연율은 8.0%(남학생 16.5%, 여학생 1.8%)였다.

그러나 소변 검사 등을 통해 밝혀진 ‘진짜’ 흡연율은 11.3%(남학생 21.9%, 여학생 3.7%)로 첫 번째 설문 응답보다 높았다.

흡연 청소년 상당수가 비흡연자로 거짓 응답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첫 번째 조사 방식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와 같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의 흡연율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응답 결과의 비밀이 보장되지 않는 조사 환경이 흡연율 조사의 타당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응답에 대한 비밀을 보장해야 청소년 흡연율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고등학생 1천58명(남학생 443명·여학생 615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일부 지역의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해 대표성이 없다”며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는 청소년 보건정책의 기초자료가 되는 만큼 대표성 있는 표본으로 타당도 조사를 다시 실시, 정확한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