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50년에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무려 43조2000억원, 국내총생산(GDP)의 약 1.5%까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13년 11조7000억원보다 약 4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로 치매 노인이 가파르게 증가해 2050년 우리나라 전체 노인의 7명 중 1명이 치매를 앓을 것으로 추산한다. 국가 차원에서 ‘건강한 고령사회’를 서둘러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2050년 우리나라 전체 노인의 7명 중 1명은 치매를 앓을 것으로 추산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의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2050년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15.1%로, 치매 노인은 271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노인은 ▲2010년 8.7% ▲2013년 9.4% ▲2014년 9.6% 등 조금씩 오르다가 2020년부터 10%대를 유지하며 2050년에는 15.1%에 이른다. 즉, 노인 7명 중 1명 이상이 치매인 셈이다.
◆노인 7명 중 1명 치매…치매 노인 증가세 가팔라져
특히 치매 노인의 증가세는 매우 가파를 것으로 우려된다. 노인 인구는 2010년 542만5000명에서 2050년 1799만1000명으로 3.3배 증가하는 반면, 치매 노인은 같은 기간 47만4000명에서 271만명으로 5.7배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 결과, 최근 9년(2006~2014)간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치매 환자는 사망자를 제외하고 67만6000명에 이른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 치매 환자는 63만1000명으로, 전체 노인의 9.9%를 차지했다.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 또는 뇌혈관계 질환 등으로 기억력·언어능력·판단력 등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다발성 장애를 뜻한다. 임상평가 척도에 따라 최경도·경도·중등도·중증 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2012년 조사를 보면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사회활동·가정생활 등에서 장애를 겪는 경도 치매가 41.4%로 가장 많았다.
◆최근 사건 기억 못하는 것은 물론 사회활동·가정생활에 큰 장애
이에 보건복지부는 2014년 7월 장기요양 서비스에 치매특별등급을 도입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증 치매 노인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월 이용금액의 15%만 부담하면 하루 최대 10시간까지 주·야간 보호기관 등에서 인지 활동 프로그램 및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노인의 보호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89.3%가 서비스 내용에 만족하고 74.6%가 수발 부담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만성 스트레스를 겪는 노인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오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신경과전문의 리처드 립턴 박사는 만성 스트레스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기억상실성 경도인지장애(aMCI: 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만성 스트레스 겪는 노인, 치매 걸리기 더 쉽다
인지기능에 이상이 없는 70세 이상 노인 507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생활환경, 앞으로 올 일들 등 14개 항목에 대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지각 측정검사(PSS: perceived stress scale)를 시행하고 매년 최소한 1번씩 인지기능 테스트를 평균 3.6년 동안 계속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립턴 박사는 밝혔다.
MCI란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노인은 다른 노인에 비해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MCI는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기억상실성’과 기억력보다는 집중력·사고력 등 다른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비기억상실성’으로 나뉜다.
조사기간에 모두 71명이 aMCI로 진단됐다. 분석결과는 PSS 평가점수(0~56점)가 5점 올라갈 때마다 aMCI 위험은 30%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평가점수에 따라 최저에서 최고까지 5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했을 때는 평가점수 최상위 그룹이 나머지 하위 4개 그룹에 비해 aMCI 발생률이 2.5배 높았다.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교육수준이 비교적 낮은 사람이 평가점수 상위 그룹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로 이행되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 일으킨다는 분석도
이에 대해 미국알츠하이머병학회의 키스 파고 박사는 스트레스가 치매를 유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치매로 이행되는 과정이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장애'(Alzheimer Disease & Associatied Disorders)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