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피할 수 없는 존재 ‘가려움증’

피부병은 보통 가렵다. 아픈 통증이 있는 피부부위는 알아서 피하고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반면 가려운 부위는 피하지 않고 손으로 만지고 긁게 된다. 손톱으로 십(十)자 모양을 내면 정말 이 가려움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을까?

가려움증(Pruritus)이란 ‘긁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불쾌한 감정’으로 정의한다. 원인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 두드러기, 피부건조증 등 피부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만성간질환, 만성신부전 등 내과질환 때문에 발생한 경우, 신경이나 정신과적 문제가 있어 발생한 경우로 나눈다.

원인이 어떤 것이든 만성적인 가려움은 긁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살아야 하기에 정신과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가려움으로 인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려우면 긁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는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는 벌레를 제거하려는 반응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가려움을 끝내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즉 반복적인 마찰을 통해 열이 발생하고 통증발생으로 이어지면서 ‘이제 아프니까 그만 긁자’는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긁는 행위가 쾌락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는 것인데 참고 견디다 시원하게 긁은 뒤에야 느낄 수 있는 그 ‘짜릿한 쾌감’에 중독이 된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반복적인 마찰로 인해 피부에 유발된 염증반응과 피부장벽의 손상은 더 큰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고 이차적인 감염위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가려움은 더 치료하기 힘든 피부병을 만들기 때문에 ‘가려움→긁음→피부염→가려움→긁음…’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가려움에서 벗어나려면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다리는 동안 긁어서 악화될 수 있다는 현실의 어려움이 있다.

결국, 가려워도 긁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거꾸로 긁는 행위를 통한 습관적인 즐거움과 쾌감을 갖기 시작하면 백약무효(百藥無效)하다.

수면 중에는 긁지 않겠다는 의지가 약해지고 피부온도가 상승하며 수분증발량이 증가하는 등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산재해 있으므로 가렵지 않게 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자연스레 가렵다는 느낌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므로 지속적인 보습이 가려움증 예방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가려움증은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확장이 유발되면서 더 악화되기 때문에 더운 장소, 술, 매운 음식 등을 피하고 시원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울러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긴장의 완화가 필요하며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등은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