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진 “감자를 미국처럼 건강야채로 분류하면 안돼”
(서울=연합뉴스) 감자를 많이 먹을수록 성인(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찌거나 구운 감자 보다는 썰어서 기름에 튀긴 ‘프렌치 프라이’의 위험도가 더 높다고 의학 전문 사이트 메드스케이프 등이 보도했다.
일본 ‘오사카 암 및 심혈관질환 예방센터’의 무라키 이사오 박사 팀은 미국의 간호사나 의사 등 보건 관련 직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방대한 데이터 등을 분석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당뇨학회 ‘당뇨관리’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주일에 2~4회 감자를 먹은 사람들은 1회 이하 먹은 사람들에 비해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평균 7%, 1주 7회 이상 먹은 사람들은 33%나 높아졌다.
특히 감자를 잘게 썬 뒤 기름에 튀긴 일명 프렌치 프라이가 가장 건강에 좋지 않았다.
1주 3회 감자를 먹은 사람 중에서 굽거나 찌거나 으깬 감자를 먹은 사람이 당뇨 걸릴 위험은 1회 이하 섭취자에 비해 4% 높아진 반면 프렌치 프라이로 먹은 사람의 경우 19% 높았다.
이사오 박사는 “미국 정부의 건강식 지침’엔 감자가 채소로 분류돼 있으나 감자는 곡식처럼 탄수화물(또는 당질(糖質)) 공급원의 하나이며, 특히 채소라기 보다는 흰쌀처럼 정제한 곡물로 봐야 한다는 점을 이번 연구가 재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자에는 전분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폴리페놀 등이 적다”며 “질 낮고 양이 많은 탄수화물(당질)은 2형 당뇨와 관계 있으며, 게다가 뜨거운 전분은 소화가 빨리돼 혈액 속 포도당 수준을 급격히 올라가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뇨에 걸리지 않으려면 탄수화물(당질) 섭취원으로 가공하지 않은 통곡식, 견과류, 과일, 채소 등을 많이 먹는게 좋다고 권고했다.
미국 농무부의 ‘식생활지침'(MyPlate)이나 ‘여성과 영유아, 어린이를 위한 특별 보충 영양 프로그램 리뷰’ 등은 감자를 ‘건강에 좋은 채소’로 분류하는 반면에 영국 국가보건의료기구인 국민건강보험(NHS)의 ‘식생활지침'(Eatwell plate)은 설명자료에서 감자를 ‘곡물’로 분류한다.
한편 연구팀이 분석에 사용한 미국의 기본 자료는 7만77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간호사 건강 연구’ (1984~2010), 8만7천739명이 조사 대상인 ‘간호사 건강연구 Ⅱ'(1991?2011), 보건 관련 직업 남성 4만669명을 조사한 ‘건강 관련 직업인들에 대한 추적 연구'(1986~2010) 등이다.
또 398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감자 소비량과 건강 등을 추적 조사한 결과 등을 분석했다.
나이나 성 등 인구학적 요인, 생활양식, 다른 음식으로 먹은 탄수화물 섭취량 등 변수들을 제거·조정한 뒤 당뇨 유병 위험률을 계산했다.
이번 연구에서 감자 총섭취량에 감자칩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당초 기존 데이터들에 사용된 설문이 감자칩과 옥수수칩(콘칩) 섭취를 한데 묶어 물었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