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 전염된다?’

폐암학회, 전국 960명 조사 결과, 잘못된 상식 많아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국가 암검진 항목에 포함하면 폐암을 좀더 예방 가능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저선량 흉부 CT를 찍는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가면 폐암은 호전된다?’, ‘폐암 초기에는 기침, 가래 같은 감기증상이 나타난다?’, ‘말기 폐암인 70세 이상 고령인이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고생만 시키는 일이다?’ 등등.
대한폐암학회(이사장 조문준 충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최근 전국 96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폐암과 관련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폐암은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85%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폐암은 전염되지 않는 암이다.
김승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전염성이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이 아니어서 전염되지 않는다”고 했다.
‘폐암 초기에는 기침과 가래와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76%의 응답자가 답했지만 폐암 초기에 대부분 증상이 없고, 진행되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공기 좋은 곳에 이사가면 폐암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70%나 됐지만 이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폐암환자가 고기 섭취를 많이 하면 암이 더 빨리 자랄 수 있어 고기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잘못된 상식이다. 폐암 환자는 채소와 과일과 함께 고기류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폐암 말기로 진단 받은 70세 이상 고령인이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환자만 고생시키는 것으로 응답자의 55%가 생각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이밖에 ‘담배를 끊은 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야 폐암의 발병 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같아질까요?’라는 질문에 70% 가까이가 10년 이내라고 답했지만 30년이 지나도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병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 폐암학회 측의 설명이다.
김승준 교수는 “이번 설문에서 폐암에 대해 잘못된 오해가 많고 전문가들 의견도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한폐암학회가 383명 폐암 전문의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78% 정도가 폐암 검진을 위해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국가 암 검진에 포함시키자는 데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미국에서 발표된 NLST(The 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연구를 통해 입증됐듯, 저선량 흉부 CT는 폐암 환자 생존율을 향상시킨다.
앞서 국립암센터는 지난 9월 발표한 7대 암 검진 권고안에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74세 고위험군에게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를 매년 시행(권고등급 B)하라’는 ‘권고’ 내용을 포함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