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에 ‘심각한 폐 손상’ 야기하는 인공감미료 함유, 하버드대

유명 브랜드 전자담배 대부분에 폐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인공감미료 디아세틸(diacetyl)이 들어 있다고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밝혔다.

8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는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 노출위험평가학과의 조지프 앨런 박사가 유명 브랜드 전자담배 제품과 리필용액의 75% 이상에서 버터 향이 나는 디아세틸을 포함, 3가지 인공감미료가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직업안전보건연구원은 디아세틸의 경우 먹을 땐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흡입하면 폐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디아세틸은 폐의 세기관지가 염증으로 상처가 생기고 위축되면서 산소의 흐름이 줄어드는 심각한 폐질환인 폐쇄성 세기관지염(bronchiolitis obliterans)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실은 10년 전 미국의 팝콘 생산공장에서 일하면서 팝콘에 첨가되는 디아세틸에 노출된 근로자들 사이에서 폐쇄성 세기관지염이 발생하면서 밝혀졌다. 그 이후로 폐쇄성 세기관지염은 ‘팝콘 폐'(popcorn lung)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폐질환은 현재로서는 폐 이식 외에 알려진 치료법이 없다.

앨런 박사는 유명 브랜드 전단담배 제품 51개 가운데 47개에서 디아세틸이 검출됐으며 37개 제품은 함유량이 실험실에서 검출 가능한 한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디아세틸처럼 폐를 손상시킬 수 있는 다른 두 가지 인공감미료인 아세토인(acetoin)과 2,4-펜타네디온(2,3-pentanedione)도 43개 제품과 23개 제품에서 각각 검출됐다.

작년 그리스 연구팀도 유럽 브랜드의 전자담배 중 70%가 디아세틸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ㅁ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가 발행하는 ‘환경보건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온라인판(12월8일자)에 실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