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무릎 관절염 예방법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긴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관련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있다.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고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무릎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대한슬관절학회 제공
무릎의 연골이 닳아 관절의 통증이나 운동 장애가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대한슬(무릎)관절학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년층에서 퇴행성 관절염으로 수술받은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슬관절학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환자가 2009년과 2013년 사이에 45~54살은 약 3배, 55~64살은 약 5배 증가했다. 손쉽게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비만인구도 늘고 무리한 운동 등으로 무릎을 과도하게 쓰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으로 여겨진다. 나이대별로 필요한 무릎 관절염의 예방법에 대해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20대 여성 지나친 다이어트도 문제
몸무게 1㎏ 증가에 무릎 압박은 3배 늘어
관절 주변 근력 강화 운동 챙겨야
보행기 의존해 운동해도 개선 효과
■ 20~30대, 운동 부상 주의 관절은 뼈와 연골, 관절을 싸고 있는 막으로 구성된다. 연골은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구실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이 연골이 상처를 입거나 소실돼 관절의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몸무게 부담을 많이 받는 무릎 관절에 잘 생긴다.
20~30대는 관절이 한창 건강한 나이대라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관절에 작은 부상이나 이상이 있어도 움직이는 데 크게 지장이 없다. 이 나이대 주요한 무릎 관절의 부상은 축구, 스키 등 여러 운동을 즐길 때 나타난다. 심한 경우 무릎 연골이나 인대가 찢어지기도 한다. 이런 부상을 방치하면 나이 들어서 그만큼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커진다.
젊은 여성들은 하이힐 같은 신발이 관절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목이나 발바닥은 물론 무릎 관절, 허리까지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나친 다이어트 역시 관절을 비롯한 뼈 건강에는 해롭다. 뼈는 30대 중반까지 단단해지는데, 10대 후반이나 20대에 지나친 다이어트를 하면 칼슘 섭취가 부족해 뼈와 관절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40~50대, 적정 몸무게 유지 40~50대 중년층은 관절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관절과 그 주위의 근육이 약해지는데, 젊었을 때처럼 운동을 하면 쉽게 지치고 통증과 뻐근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중년 여성은 퇴행성 관절염 예방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은 50대에 관절염을 겪는 비율이 1.8%이지만 여성은 9.5%나 된다. 60~70대로 가면 그 차이는 더욱 심해져, 남성이 8.1~10.9%이지만 여성은 25.3~41.5%나 된다.
이 나이대에 꼭 지켜야 할 점은 적정 몸무게 유지다. 몸무게가 1㎏ 늘어나면 몸무게 부담을 많이 받는 무릎 관절은 3㎏ 이상의 압력이 가해진다. 무릎 관절이 아프면 반대로 운동도 하기 힘들어져 비만에 빠질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적정 열량을 섭취하면서, 관절에 부담이 덜한 빠르게 걷기, 수영, 아쿠아로빅,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관절 주변의 근육이 튼튼할수록 관절의 파괴 속도가 감소하므로, 피트니스 센터 등을 찾아 근력강화 운동을 하면 좋다.
■ 60대 이상, 관절 부담 없는 운동 60대 이상에서는 이미 관절염을 가진 사람이 많다. 움직이는 데 불편함을 느껴 외출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활동량이 줄면 근육은 더 약해지고 관절 통증은 더 악화된다. 심해지면 화장실에 가는 등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절 주변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지만, 노년층이라도 늦지는 않았다. 지팡이나 목발, 보행기에 의존해서 걷는 운동만 해도, 하지 않는 사람에 견줘 관절 통증이 완화된다는 보고도 있다. 운동은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5번 정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틀 넘게 운동을 끊어서는 안 된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가능한 범위에서 5~10분 동안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서 무릎, 허리 등 관절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운동 종류는 가볍게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처럼 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운동이 좋으며, 관절 통증 등으로 이런 운동이 어렵다면 아쿠아로빅을 하는 것도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강승백(대한슬관절학회 학술위원장)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교수, 서동원(재활의학과·정형외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