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집단감염으로 물의를 일으킨 다나의원 사태를 계기로 수액주사 오남용에 대한 보건당국의 관리감독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등 다양한 수액주사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의료계 내에서 분분한데도 기형적으로 주사제 처방률이 높은 의료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효과 논란 여전 = 포도당 수액에 다양한 영양성분을 넣은 이른바 ‘웰빙주사’는 동네의원 곳곳에서 인기리에 처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9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 유통되는 태반주사제 중 상당수 제품이 식염수나 마찬가지라는 임상재평가 결과를 내놔 소비자들이 집단손해배상소송에 나서는 등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항노화와 갱년기 장애 등 고령층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태반주사의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 아직 체계화돼 있지 않다. 의료계에 따르면 태반의 임상 치료효과를 다룬 해외 연구논문들도 논문마다 효과가 제각각이다. 요양병원의 한 관계자는 ”비급여 치료를 찾던 병원들이 태반주사 치료를 선택하는 것 같다“며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홍보하는 것보다 기대효과는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태반주사뿐 아니라 마늘주사, 비타민주사 등 수액주사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의료계 내에서도 식품을 통한 영양섭취로 충분해 위약효과에 불과하다는 의견과 개인적인 선택으로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가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내과 전문의는 “다나의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은 환자들 중 피로회복을 경험해 자주 투여한 환자들은 C형간염에 감염돼 생긴 피로감 때문에 주사를 맞는 악순환에 빠진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가이드라인 부재 =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고용량의 비타민C 주사는 특정 체질에서 혈액의 적혈구막이 파괴되는 용혈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심장이나 신장이 안 좋은 사람들에서는 수액요법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지난 9월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도 병의원의 주사제 혼합사용에 대한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불거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경림 새누리당 의원은 “현장에서 약물을 섞어 사용하는 주사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무하다”며 “혼합주사에 대한 안전성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관리감독에 허점 = 더 큰 문제는 다나의원처럼 주사제 처방을 남발하는 동네의원들의 진료행태가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평가정보를 통해 드러난 다나의원의 최근 5년간 주사제 처방률은 90%를 웃돌았고, 올새 상반기에만 98%로 전체 의료기관 평균인 20%의 5배에 육박했다. 심사평가원은 다나의원에 대해 지난해 상반기 진료분을 감액지급하고, 14회에 걸쳐 문서통보와 유선 계도를 통해 자율개선을 유도했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급여비보다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심사평가원은 “다나의원에 대한 방문과 현장 확인이 이뤄진 바 없어 관리감독에 일부 허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하위기관에 대해 현지조사와 연계하는 등 조사와 계도를 강화하고, 실질적 질 향상을 위해 평가결과에 따른 가감지급 폭 확대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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