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인 남성 62.7%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드러나 비만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성인 남성 62.7%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고, 여성은 47.5%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만학회는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한 ‘숫자로 보는 우리나라 비만’ 현황에서 이같이 밝혔다.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25 이상은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 23~25 미만은 과체중으로 비만기준을 설정했을 때 19세 이상 성인 1,294만 명 가운데 4.8%(188만6,000명)가 고도비만이었다.
특히 성인 5명 가운데 1명은 복부비만이었고, 50세 이상이 50세 미만보다 복부비만 유병률이 2배 정도 높았다.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을 복부비만으로 정의했을 경우 성인 인구의 20.8%(877만9,000명)가 복부비만이 있었다.
복부비만 유병률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늘어났고, 50세 미만과 50세 이상 군에서 복부비만 유병률은 각각 16.8%와 29.3%로 50세 이상 성인의 복부비만이 50세 미만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복부비만이 있는 성인은 생활습관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비만이 각종 질병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부비만이 있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고위험 음주는 1.4배, 흡연은 1.3배, 비활동성 생활은 1.2배 더 높았다. 또 복부비만이 없는 군보다 대사증후군 4.2배, 고혈압 2배, 제2형 당뇨병 2.1배, 만성 콩팥병은 1.5배나 더 높았다.
또 복부비만은 소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을 4분위로 나눌 때 최하위층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26.1%인 반면 최상위층은 18.3%로 최상위층보다 1.4배 높았다.
원종철 학회 정책위원(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우리나라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뿐 아니라 대사증후군을 포함한 만성질환의 핵심 위험인자인 복부비만 발생과 고도비만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비만문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6~18세 소아청소년의 10%(72만7,000명)가 비만으로 소아청소년 시기 비만이 성인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정에서의 비만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대중 학회 정책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비만이 성인으로 이어진다”며 “비만을 줄이려면 지역사회와 어린이, 가정, 학교, 정부 등 5개 주체가 노력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