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딸이 50대 엄마보다 유방암 위험 2.4배”

유방암학회, 현재 20대 여성 74세까지 살면 13명중 1명은 유방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현재 우리나라의 유방암 증가 추세라면 지금 20대인 여성 13명 중 1명은 살아가면서 유방암 환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한세환)가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1996~2012년 사이 우리나라 유방암의 현황과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2년에만 1만7천792명의 유방암 신규 환자가 발생해 16년 사이 환자 수가 약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구 10만 명당 유방암 환자 수는 70.7명을 기록 중이다.

학회는 또 전국에 거주하는 20~50대 여성 1천명(연령대별 각 25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조사해 유방암 발생률을 예측했다.

이 결과 현재 50대 여성이 74세까지 생존하는 경우 유방암 발병 확률이 3.14%인데 비해 20대인 여성이 같은 나이까지 생존 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7.42%로 위험도가 약 2.4배에 달했다. 지금 20대인 여성 13명 중 1명은 살아가면서 유방암 환자가 될 위험이 있는 셈이다.

이처럼 20대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50대 여성보다 높게 예측된 것은 비교적 젊은층인 20~30대의 생활환경이 크게 달라진 탓이 크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는 “젊은 층일수록 유방암의 원인 중 하나인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노출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요인을 다수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된 게 초경 나이다. 이번 조사에서 13세 미만에 초경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20대 중에는 23.6%(59명)나 됐지만 50대는 4.8%(12명)에 그쳤다. 이른 초경으로 생애 동안 월경 기간이 길어지며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출산, 모유수유 등의 경험 비율은 40~50대가 높았다.

40~50대의 82%(410명)가 출산 경험이 있었지만 20~30대에서는 25.2%(126명)만 출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회적으로 결혼과 출산 적령기로 꼽히는 30대 여성 중에서도 미혼 비율이 40.4%(101명)나 됐으며, 절반 이상(54%, 135명)은 출산 경험이 없었다.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규칙적인 운동(주 1회 이상)을 하는 비율도 40~50대(66%, 330명)가 20~30대(55.6%, 278명)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초경이 빨라진 20~30대가 지금처럼 낮은 출산율과 모유수유 비율을 유지한다면 유방암 발병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학회의 전망이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30세가 넘으면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또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을 해야 한다고 학회는 권고했다.

이와 함께 알코올을 10g 이상 섭취하면,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유방암 발생위험이 7~10% 정도로 높아지는 만큼 되도록 음주는 삼가야 한다고 학회는 조언했다.

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장)은 “1주일에 5회 이상 45분~1시간 정도의 운동과 채소, 과일 섭취는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며 “음주, 식생활, 운동 등 스스로 조절이 가능한 요인에 신경을 쓰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다면 유방암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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