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변형·성장장애 일으키는 ‘구루병’
비타민D는 칼슘·인의 흡수를 촉진해 뼈건강을 책임지는 우리 몸의 필수영양소다. 골격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비타민D가 부족하면 가장 먼저 이상신호가 나타나는 곳이 바로 ‘뼈.’ 특히 비타민D결핍증으로도 불리는 ‘구루병’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구루병환자는 2009년 1863명에서 2013년 1만7737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부족으로 골격 약해져…저성장위험↑
구루병은 비타민D결핍에 의한 칼슘·인의 대사장애로 무기질이 뼈에 제대로 침착되지 못하면서 뼈가 약해지고 휘는 병이다. 생후 4개월~2세 사이 영유아와 소아청소년에서 잘 나타나며 머리·가슴·팔·다리의 변형과 성장장애를 일으킨다. 주원인은 비타민D결핍이지만 저체중으로 조산된 아기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생후 2개월 이전에는 엄마 몸속 태반을 통과한 비타민D가 아기에게 어느 정도 축적돼 있지만 이후 햇볕을 쬐는 빈도가 낮고 모유수유(비타민D함량이 적음)를 하면서 비타민D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기는 성장판이 열린 상태로 뼈가 계속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의 변형과 골절이 더욱 나타나기 쉽다”고 덧붙였다.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체부위는 머리다. 두개골이 물렁해져 손가락으로 누르면 탁구공처럼 들어갔다 나오는 증상이 나타나며 앞가슴뼈는 염주모양으로 튀어나와 새가슴형태가 된다(구루병성염주). 손목·발목 부근 뼈는 두꺼워져 부종이 나타나고 소아청소년에서는 약해진 다리가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O자로 휘면서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 뼈의 변형뿐 아니라 치아통증, 근무력감, 근육긴장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햇볕·식품 등으로 비타민D 보충해둬야
비타민D는 체내에서 자연생성되지 않아 햇볕, 식품 등 외부공급원을 통해 보충해야한다. 특히 가을볕은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졌지만 자외선이 강한 한낮 시간대는 피해야하며 주 3~4회, 하루 1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는 음식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심계식 교수는 “연어, 참치, 고등어 같은 기름 많은 생선과 계란노른자, 치즈 등에 비타민D가 많다”며 “멸치, 버섯 등 칼슘함량이 높은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구루병증상이 성인기에 나타나면 ‘골연화증’이라고 부른다. 심계식 교수는 “성인은 성장판이 닫힌 상태라 뼈가 삐뚤게 자라는 일은 없지만 구루병과 마찬가지로 무기질이 제대로 침착되지 못해 뼈강도는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류일 교수는 “구루병은 원인에 따라 세분화될 수 있지만 단지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라면 치료 후 큰 문제는 없으며 성인이 됐을 때 골연화증으로 반드시 악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비타민D의존성 혹은 신장질환에 의한 구루병이라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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