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29일은 세계 뇌졸중학회에서 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한국에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하거나 거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뇌졸중은 단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될 수도 예방할 수도 없기 때문에 꾸준한 자기 관리와 치료만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으로부터 뇌졸중에 대해 살펴본다.
◇단일 장기 질환 중 사망률 1위
뇌졸중이란 뇌혈관의 문제로 갑자기 뇌가 역할을 못하게 돼 뇌의 기능이 중지되는 것이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있다.
뇌졸중 환자는 국내서 5분마다 1명씩 발생하고 20분마다 1명씩 사망하고 있다.
2013년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는 50.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단일 장기 질환으로는 암을 제치고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뇌졸중의 증상으로는 한쪽 팔다리의 마비감 또는 감각이상, 발음 장애, 언어 장애, 안면 마비,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이 갑자기 발생하게 된다.
뇌세포는 한번 손상을 받으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무척 중요하다.
따라서 앞서 말한 증상들이 발생되면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빨리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졸중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초기 치료가 별로 없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응급약을 복용하거나 손을 따는 등의 민간요법은 오히려 질병을 악화 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아무것도 하지 말고 119 등을 통해 빠른 시간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 골든타임, 최소 6시간 이내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에는 골든타임 이라는 것이 있다. 그만큼 시간에 민감한 질병이다.
뇌경색인 경우 4시간30분 이내에는 혈전을 녹여주는 정맥 내 혈전 용해제가 투여돼야 하므로 그 전에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
또 아무리 늦어도 최소한 6시간 이내에는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 제거술이 시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뇌졸중 증상이 발생되면 무조건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빨리 가야 한다.
예전에는 뇌졸중을 중풍이라 하여 온갖 비책과 비방이 난무하여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하여 보다 정확하게 질병의 진단과 치료 방법이 개발되어 뇌졸중의 치료와 예후 향상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우리나라에도 뇌졸중 환자만을 위한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진료체계를 갖춘 뇌졸중 전문 센터 및 치료실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뇌졸중학회와 대한뇌졸중학회의 표준 진료지침에 입각하여 뇌졸중 초기에 보다 집중적인 관찰과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뇌졸중의 진행과 재발을 막아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검진 통해 미리 관리하고 예방해야
뇌졸중은 무엇보다 예방이 무척 중요한 질병이다.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지만 그 질병의 근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유발 요인으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등이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면 뇌졸중 위험률을 각각 32%, 21% 감소시킨다고 한다.
흡연은 주로 뇌경색의 위험을 증가 시키는데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위험도가 약 2.6배 높은 것으로 되어 있어 반드시 금연이 필요하며, 금연 후 3년이 지나면 뇌졸중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 비만 지수가 1kg/m2 증가하면 뇌경색의 위험도가 약 11% 증가한다. 따라서 비만하지 않도록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또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갖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미리 뇌혈관 검진을 통하여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를 통해 뇌혈관 협착이나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로 뇌졸중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혈관이 좁아지는 뇌혈관 협착의 경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위험 인자 조절과 더불어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재를 복용해야 한다.
또 협착이 70% 이상 진행된 경우는 뇌혈관 스텐트 삽입술이나 동맥 내막 절제술 등으로 혈관 협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경우에는 혈관 조영술을 통해 정확히 진단, 수술이 아닌 코일링 같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가까운 병원에서 위험 질병 등을 꾸준히 관리하고, 유사시를 대비해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미리 숙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