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증거기반의 임상예방서비스, ‘유병장수’ 시대의 핵심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강연자 : 박병주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작성자 : 국민건강지식센터

 

 

올해 초 미국 신시내티대학 연구진은 파킨슨 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166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약과 11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약을 환자에게 처방한 뒤 환자가 느끼는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166만원의 약이 11만원의 약 보다 2배의 운동기능개선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두 약은 가격을 속인 완전히 동일한 약으로 환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각기 다른 효과를 준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이같이 실제로는 효과가 비슷하거나 전혀 없는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치료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되는 가짜 약 효과를 위약효과(placebo effect)라고 한다. 위약효과는 환자에게 병이 호전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줌으로써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반면 과학적 근거부족과 그로인한 부작용, 보건의료비용 과다지출과 같은 부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때문에 현대 보건의학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 확보는 중요 과제다. 가벼운 감기부터 암, 심뇌혈관 질환 등의 중증질병치료에도 과학적 증거중심 의학이 기본이 된다. 특히 암,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심장병 등 만성질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고령화시대에 과학적 증거기반 보건의료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과학적 증거기반 의료(EBM, Evidence-Based Medicine)는 과학적 연구로 밝혀진 의학지식을 적기에 환자에게 임상 적용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중재법을 제안하는 의료행위다.

 

지금까지의 의료서비스가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 이후에 진단, 치료를 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 뿐만 아니라 더 이전 단계인 예방적 중재관리까지 강화하게 된다.

 

과학적 증거 생성을 위한 연구방법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동물이나 세포를 이용한 실험연구, 인구집단을 장기간 관찰해 질병의 원인과 변화를 추적하는 코호트 연구, 신약이나 예방물질의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예방 시험연구가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97년부터 예방의술 개발을 전담하는 기구인 보건의료연구소(AHRQ,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를 신설해 과학적 증거중심의 예방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AHRQ는 미국 및 캐나다 주요 의과대학과 의료기관에 증거평가기관을 설치·운영하며 증거기반 예방의술을 평가·개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도출된 결과는 매년 수정·보완을 거쳐 지침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근거중심의학에는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이 있다. 코크란연합(Cochrane Collaboration, http://www.cochrane.org)은 정통적, 또는 비정통적 치료법을 다루고 있는 다양한 의학 연구 논문들에 대해 근거중심의학의 최고 레벨 연구방법론으로 일컬어지는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을 시행한 연구결과를 발간하는 대규모 학술연구 단체이다. 체계적문헌고찰(SR, Systematic Review)은 특정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존에 발표된 일차연구들에 대한 모든 근거를 수집해 분석하는 연구방법으로 개별 연구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코크란 연합

 

코크란연합에서는 전 세계의 의학연구 전문가들이 어떤 치료법들이 효과가 있는지, 또는 위약에 비해 효과가 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수많은 임상시험(clinical trial)과 비교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의 결과들을 심사한다.

 

현재 근거중심의학은 보건의료 분야나 정책분야에 까지 확대 적용되어 근거중심보건의료, 근거기반정책과 같은 개념들로 보건의료 각 분야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가령, 임상연구 결과가 의료 소비자인 개인에게 적용되기까지 해당 의료기술이나 약물이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다른 기술에 비해 안전한지를 과학적이고 포괄적인 방법으로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즉, 임상연구 결과들이 관련 정책 결정을 위한 근거로 활용되며 이 같은 관점에서 연구수행, 분석, 평가, 정책 결정 등이 이뤄지는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금연과 절주, 운동, 비만, 영양, 우울증 및 자살, 스트레스 등 우리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 내용은 3월 18일 수요일 오후 7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함춘 강의실(종로구 연건동 소재)에서 열린 ‘건강증진 및 질병관리임상개론’ 강의 내용입니다.
    다음 글은 3월 25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진호 교수와 김윤 교수가 강의한 ‘건강검진의 원칙과 현황’으로 구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