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 수가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살 학생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과도한 경쟁체제가 아이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30일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학생 자살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18일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모두 61명이었다.유형별로는 가정불화ㆍ가정문제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적불량ㆍ비관(14명), 기타(10명), 등의 순이었다.
2009년 202명이었던 자살학생 숫자는 2010년 146명, 지난해 118명으로 감소세였지만, 성적불량ㆍ비관으로 인한 자살은 14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 증가했다. 성적 문제로 세상을 등진 학생도 2009년 23명, 2010년 18명, 지난해 9명으로 계속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반등한 것이다.
정부가 그간 학생 자살률 증가를 막기 위해 ▦징후 조기발견 시스템 구축 ▦고위험군 치료지원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입시경쟁에 따른 학업부담 완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강 의원의 지적이다.
한편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날 발표된 ‘OECD 건강통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9.1명(2012년 기준)으로 OECD국가 평균(12.0명ㆍ2013년)의 2.5배에 육박했다. 2위인 헝가리(19.4명), 3위 일본(18.7명)보다 10명 가까이 많았다. 우리나라가 OECD에 자살 통계를 처음 공개한 1985년 11.2명이었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1990년대 초반에는 10명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21.7명) 처음으로 20명을 넘어섰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에는 사상 최다인 33.8명까지 치솟은 바 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