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병
50代 심장병, 10년 새 50% 늘었다
‘대한민국 허리’ 50대(代)의 심장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협심증·심근경색으로 진료를 받은 50대 환자 수가 2003년 8만8865명에서 지난해 13만6777명으로 10년새 약 50% 증가했다. 50대 협심증·심근경색 환자는 연평균 4.81%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 환자(61만9447명)의 약 14%를 차지했다.
5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심장병의 주요 위험 요인에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는 “사회 생활이 활발한 50대들은 심장병의 원인인 흡연·음주·스트레스·기름진 음식 섭취 등에 찌들어 살고 있다”며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심장병의 직접적인 원인 질병도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대로 가면 ‘젊은 심장병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 내벽을 파괴하고, 알코올은 혈전이 잘 생기게 한다. 스트레스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름진 음식은 혈액 내 나쁜 지질(기름)을 많이 만들어 혈관이 좁아지게 한다. 장 교수는 “이들 생활습관은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 질환의 위험도 높인다”고 말했다. 대사성 질환은 심장을 병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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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자면 심장병 위험 30% 줄어…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과 그리스 아테네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은 12일 의학전문지 ‘내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일주일에 3일 이상 30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낮잠을 전혀 자지 않는 사람의 3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암, 심장병 예방… 생명 살리는 녹색채소 탑5
녹색 잎채소다. 이런 채소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비타민 a, b, k가 들어있고 칼슘, 철, 칼륨, 마그네슘 등의 필수 미네랄과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는 항산화제가 풍부하다.
녹색 잎채소에는 또한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식물 유래 생리활성 화합물이 들어있어 심장병과 연관된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가 이런 녹색 잎채소 중에서도 우리의 생명을 살리는 채소 5가지를 선정했다.
■ 혈관질환
65세 이상 5명 중 1명, 혈관 질환 있어
나이가 들면 혈관이 막히고 딱딱해지지만 증상이 없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미국 동맥경화증지(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65세 이상 5명 중 1명은 동맥경화검사(ABI) 상 이상이 있다. 즉 혈관질환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혈관질환자 10명 중 1명만 증상이 나타났다. 공준혁 과장은 “증상이 없어도 40·50세에 한번쯤 동맥경화검사를 통해 혈관 이상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맥경화검사(ABI)는 각각 팔과 다리의 수축기 혈압을 재서 다리의 혈압이 팔의 혈압에 90%에 못 미치면 이상이 있다고 본다. 팔의 수축기 혈압이 100 이라고 한다면 다리 혈압이 90 미만일 때 이상이 있는 것이다. 병원에 가서 혈압을 재는 것이 정확하며, 비용은 5만원 정도이다.
혈관질환이 있다면 20~30년 이상 장기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혈관을 망가뜨리는 4가지 요인은 고령,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다. 나이는 어쩔 수 없더라도 혈압 등을 정상 범위로 유지해야 한다. ▶ 관련기사
‘나쁜 콜레스테롤’ 줄이면 협심증 예방
고혈압·동맥경화증·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혈관이 급격히 노화되기 시작하는 50대부터는 여름철 혈관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몸이 열을 발산하려고 땀을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말초 혈관이 확장되는데, 여기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이 무리를 하게 된다.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심장까지 무리를 하면 협심증이 생기기 쉽다. 협심증 진료 인원은 2009년 47만8000명에서 2013년 55만7000명으로 매년 3.9%씩 꾸준히 늘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협심증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의 종류 및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콜레스테롤’로 나뉜다. HDL콜레스테롤은 혈중 농도가 40㎎/㎗ 이상, LDL콜레스테롤은 130㎎/㎗이하일 때 정상으로 본다. 둘의 농도가 적절하게 균형 잡혀야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고 잘 흐르는데, HDL콜레스테롤이 줄거나 LDL콜레스테롤이 늘면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기 시작한다.
여름철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위를 식히려고 일명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사람이 많지만, 기름진 음식은 콜레스테롤 수치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치맥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곡물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혈관 건강에 좋다. 또, 덥다고 운동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기온이 비교적 낮은 저녁 시간대를 이용해 1주일에 세 번씩 가벼운 운동이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 관련기사
■ 대장암
60대의 절반, 뱃속에 ‘癌의 씨앗’ (대장 폴립) 있다
40대가 넘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뒤 “폴립이 발견됐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화들짝 놀란다. ‘폴립은 곧 암(癌)’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폴립이 발견될까봐 대장내시경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겁낼 필요는 없다. 폴립이 ‘대장암의 씨앗’인 것은 맞지만, 검사 때 발견해 떼면 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식사 등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면 아예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폴립은 양성(良性)과 악성(惡性)으로 나뉜다. 악성 폴립은 대장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양성 폴립은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폴립이지만, 악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양성 폴립을 선종(腺腫)이라고 하며, 전체 폴립의 90%다. 그 때문에 폴립은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게 대장암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폴립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폴립이 잘 생긴다. 피부에 주름이 잡히고 검버섯이 생기는 것처럼 대장 점막에 폴립이 생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전국 7개 대학병원에서 2009~2011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30대의 17.9%, 40대의 29.2%, 50대의 39.5%, 60대의 50.2%, 70대의 59.5%가 용종이 있었다. ▶ 관련기사
대장 점막에 심한 자극을 주는 식습관도 폴립의 주요 원인이다. 육류는 채소나 과일에 비해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소화기관에 오래 머문다. 빨리 배출되지 않고 대장에 오래 있으면서 부패해 독성 물질을 많이 만들어낸다. 이 독성 물질이 대장 점막을 공격하면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폴립이 된다. 알코올도 대장 세포를 손상시킨다.
그런데 똑같이 육식을 즐기고, 술을 많이 마시는데도 누구는 폴립이 많이 생기고, 누구는 폴립이 안 생긴다. 구병원 송기환 부원장은 “유전적으로 폴립이 더 잘 생기는 사람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기나 술을 적게 섭취한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50세가 넘으면 누구든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 치매
노화로 인한 건망증과 치매 관리 필요
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특정 기억을 영원히 잃는 뇌 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치매는 증상이 천천히 악화되는 반면, 건망증은 기억을 잊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회복된다. 건망증은 우울증, 불면증, 폐경기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여성이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술, 담배를 많이 할수록 더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있다.
노화나 치매로 인한 건망증은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노화로 인한 건망증은 대개 힌트를 주면 잊어버린 것을 기억한다.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단어는 생각나지 않아도 그 상황에 맞는 단어를 설명한다. 그러나 치매는 정보 자체가 뇌에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오래된 일은 잘 기억하지만 며칠 전이나 어제 있었던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시간·공간 지각능력이 함께 저하되기도 한다. 젊었을 때보다 기억력이 감소했지만,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면 노화로 인한 단순 건망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은행 업무나 쇼핑할 때, 요리할 때 등 평소 하던 일인데 계산실수 등의 문제를 반복한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치매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단백질·항산화물질, 뇌 노화 막는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고,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돼 생긴다. 노화나 과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는 활성산소의 양을 증가시키고 불량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을 뇌에 쌓이게 해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비만이나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혈액이 끈적해져 혈전(피떡)이 생기면서 뇌에 있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혈관성 치매가 생긴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좋은 식습관을 지키면 뇌를 망가뜨리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액을 깨끗하게 해 치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 연구에서 정상 노인이 잘 실천한 ‘고기나 생선, 계란, 콩 반찬을 매일 먹습니다’는 의학적으로 치매 예방에 중요한 방법이다. 고기, 생선, 계란 등에는 단백질이 풍부한데, 이들 식품을 잘 섭취하지 않아서 단백질이 부족하면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치매가 생길 수 있다.
매일 통곡물·채소·견과류 먹어야
복지부에서 발표한 어르신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매 진행을 늦춘다고 알려진 식단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중해식 식단이 대표적이다. 지중해식 식단은 생선과 견과류, 제철과일·채소, 올리브유가 중심이다. 통곡물은 하루에 3회 이상, 채소는 하루에 1회 이상, 견과류는 주 5회 이상, 베리류는 주 2회 이상, 두부나 콩류는 주 3회 이상, 생선은 주 1회, 가금류는 주 2회만 섭취한다. 가공육·패스트푸드·튀김·치즈는 피하고, 요리할 때 버터나 마가린 대신 올리브유를 사용해야 한다. 콜롬비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식단을 잘 지키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68% 낮았다.
[편집·구성=뉴스큐레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