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땐 인슐린 저항성 높여 비만 등 각종 성인병 유발
표준권장량 1일 50g 지켜야
최근 달콤한 감자칩을 시작으로 집밥 ‘슈가 보이’까지 단맛의 열풍이 불고 있다. 설탕은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흔히 ‘당이 떨어졌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설탕을 과잉섭취하면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건진의학과 전혜진 교수는 24일 “적당량의 설탕은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 두뇌활동을 돕고 원기를 순식간에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에너지원이지만 지나치면 비만이 되기 쉽고 혈액 속에 중성지방 농도가 올라가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며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는 습관은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켜 무기력증, 피로, 비만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당뇨병과 관상동맥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사람은 설탕이 조금 첨가된 음식만을 먹는 사람과 비교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총 당류 섭취량은 평균 61.4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섭취량인 50g을 상회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친 설탕 섭취는 호르몬 분비 외에 장 기능 저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장은 인체의 가장 큰 면역 기관이자 독성 물질을 걸러내는 곳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정상적인 장의 기능을 해치고 장 점막까지 손상시킨다. 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내 독소들이 그대로 쌓여 만성피로를 유발하게 되고 면역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켜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부터 생각나고 단 음식을 끊으면 손발이 떨리고 산만해지거나 무기력증.우울증까지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설탕 중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단맛은 뇌 내 쾌락 중추를 자극해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단 것을 먹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과잉 섭취할 경우 단맛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하고 결국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원정 교수는 “우울한 환자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설탕 등의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되는데 평소와는 달리 자꾸 단맛이 섭취하고 싶다면 혹시 우울감이 증가한 것이 아닌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는 “미각이 형성되는 유아기에 단맛에 습관적으로 노출되면 성인이 됐을 때 더욱 단 것을 찾게 되는 잘못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