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 생활체육 특강] 몸도 쓰고 머리도 쓰고…노년에 이만한 운동 없다

게이트볼은 T자 형태의 막대기로 공을 쳐 3개의 관문을 통과시키고 마지막에 골폴을 맞혀 승부를 가린다. 심장과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전신근육을 가볍게 사용하는 운동이라 노년층에 적합하다. 스포츠동아DB
4. 게이트볼

198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게이트볼(gateball)은 1300년대 프랑스 남부 농부들의 놀이 크로케(croquet)에서 유래됐으며,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 가족 스포츠다. T자 형태의 막대기로 공을 쳐서 3개의 관문(gate)을 통과시키고, 마지막에 골폴을 맞혀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한 팀에 5명씩 30분간 경기를 진행하며, 규칙이 어렵지 않고 경비가 많이 들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심장·관절에 무리 안 주면서 전신근육·관절 사용
한 게임당 30분 걷기 효과…실버세대 적합 운동
공 위치 예측 등 다양한 전략·전술의 두뇌 스포츠

● 신체적·정신적 운동효과

게이트볼은 심장과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전신근육과 관절을 가볍게 사용하기 때문에 실버세대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강도는 최대산소섭취량의 20∼30%로 보고되고 있는데, 일반적인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학자들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됐다. 소위영 등의 연구(2010년)에 따르면, 규칙적인 게이트볼은 체력수준과 생활만족도에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고 게임당 약 30분을 걷는 운동량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 노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 형태다. 또 중앙대학교 김영재 교수는 공을 줍기 위해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고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하는 스윙 동작을 통해 허리와 복부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여성노인들에게 더욱 권장할 만한 운동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필드 위의 두뇌 스포츠

상대의 공을 맞혀 내보내야 하는 것은 동계종목의 컬링과 당구, 게이트를 통과시키고 골폴을 맞히는 것은 골프의 퍼팅과 유사해 팀원들 간의 협동심, 상황에 따른 작전 수행, 고도의 집중력 등이 요구된다. 단순히 게이트를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 위치와 움직임까지 예측하는 전략과 전술 운영도 필요한 두뇌 스포츠이기 때문에, ‘필드 위의 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실버세대뿐 아니라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도 매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게이트볼 고수가 되기 위한 과학적 원리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선 게이트를 통과시키는 것뿐 아니라 상대팀의 공을 다른 위치로 쳐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질량이 같은 두 개의 공이 서로 충돌하게 되는데, 완전탄성충돌에선 공의 정중앙을 때렸을 경우 운동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라 충돌 후 두 공은 90도를 이루며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공을 치는 세기나 필드 컨디션에 따라 구름 마찰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것 또한 고려돼야 한다. 막대기와 공이 부딪히는 작용점에 따른 회전량 차이와 이동궤적의 변화 등 경기 중 나타나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이해가 더해진다면 고수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 게이트볼을 배워보자!

우리나라에는 17개 시도별 게이트볼연합회가 구성돼 있으며, 전국에 3016개의 게이트볼 경기장이 있다. 게이트볼을 즐기는 인구는 60만명 이상으로 조사돼 있으며, 해마다 대통령기·국무총리배·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등 1200여개의 크고 작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역별 연합회에서 이론, 경기규칙, 실기 등을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어 게이트볼을 배워보고 싶다면 거주 지역의 연합회로 문의하면 된다. 남녀노소,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가족 모두가 함께 게이트볼을 즐긴다면 운동 그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박종철 박사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