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손 씻기·기침예절 지키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로
ㆍ여름철 대표 바이러스 질환 지난해 비해 큰 폭 감소
여름철에 주로 많이 발생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인 ‘수족구병’이 올해는 주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 덕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기침예절 준수, 손씻기와 양치질 잘하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기 등이 수족구병 감소에도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자료를 보면 전국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환자 수는 지난달 초순 6명 수준에서 중순에 9명, 하순에 1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22주(5월24~30일) 13.2명, 23주(5월31일~6월6일) 12.3명, 24주(6월7~13일) 10.6명으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22주 23.1명, 23주 27.9명, 24주 33.0명과 견주면 추세나 발생 숫자 등이 크게 차이가 난다. 예년의 경우(2012~2014년) 5월쯤 환자가 늘기 시작해 6~8월 중순 유행하고 9월에는 수그러드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6월 말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그래프 참조).
수족구병 환자의 손과 발, 구강(왼쪽부터)에 나타난 발진과 물집, 궤양 등 증상들. | 자료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수족구병이란 미열과 함께 입안 점막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선홍색 수포성 발진, 엉덩이 물집 등이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감염자의 코와 인후의 분비물(침·가래·콧물 등), 수포의 액체 또는 배설물과 직접 접촉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 감염된 1주일 동안 가장 감염성이 높으며, 배설물 속의 바이러스도 감염력이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10세 이하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하지만, 5세 이하 영·유아의 환자가 가장 많고 드물게 성인에게도 나타난다. 발병 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가 여러 종류라 한 번 걸려 항체가 생겼더라도 여러 차례 감염될 수 있다. 대부분 가벼운 감기와 유사한 증상에 그치지만 일부 소아에게는 무균성 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해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2009년부터 국내에서 엔테로바이러스71(EV71)에 의한 심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수족구병의 사례와 이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면역체계가 형성되지 않은 신생아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현재 수족구병에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치료법이나 항바이러스 치료 약물, 백신은 없다. 탈수, 궤양 부위의 발열과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증상치료가 필요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에게는 신속한 의료처치가 중요하다.
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신영규 감염이사는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 수족구병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한다”며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의 손씻기 등 위생교육과 예방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는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사전 예방이 중요하며, 며칠간 발열증세와 함께 입과 목의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한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는 매우 적고, 회복도 잘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