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올 때면 연이은 술자리와 회식이 직장인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감기몸살에 하루 종일 콜록거리는 사람, 인간관계를 위해 부득이하게 참석하는 사람, 숙취로 벌겋게 상기된 직장 동료 등 음주가무에 취한 피곤한 연말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음을 강요하는 음주문화가 여전한 상태에서 매일 이어지는 술자리로 인해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계속되는 술과의 전투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특히 과음으로 인해 다음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물론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숙취로 인한 고통은 피하고 싶다. 그럼 이제부터 술과의 전투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한 잔의 술, 그 안의 영양
술의 주성분은 알코올로 알코올 1g이 7.1kcal의 열량을 내는데 비해 그 외 영양소는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흔히 마시는 소주 1잔(50cc), 맥주 1컵(200cc)이 약 70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어 2~3잔만으로도 밥 1/2~2/3공기를 먹은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알코올은 거의 지방과 맞먹는 고열량식품이긴 하지만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는 전반적으로 자제력을 약화시켜 안주를 비롯한 음식 섭취를 늘리고 비만 위험을 높인다. 반대로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경우에는 술 자체가 영양가가 거의 없으면서 다른 식품의 섭취기회를 감소시킴으로 인한 영양불량의 위험도 있다.
올바른 음주법
- 가능한 한 물을 많이 마신다.
- 술을 마시기 전에 음식을 먹어 알코올이 위장에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한다.
- 과일 안주는 비타민과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 간손상을 막아주며, 알코올의 흡수를 줄여준다.
- 독한 술은 물이나 우유 등에 섞어 묽게 마신다.
- 대화를 하면서 천천히 마신다.
- 향기와 색 등의 첨가물이 든 술은 숙취의 원인이 된다.
- 술을 마신 후 충분한 수분과 당분을 섭취한다.
- 음주 후 커피를 마시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숙취를 덜 느끼는 방법?
알코올은 그 자체로 이뇨작용을 일으키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탈수가 되면 숙취로 인한 증상 역시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일단 혈액으로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알코올이 덜 흡수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섭취한 알코올의 20%는 위 점막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천천히 마셔서 위 배출 시간을 늦추거나 음식을 함께 먹어서 위의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도수가 높은 술일수록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폭탄주는 삼가야 한다. 즉, 숙취 해소를 위해서는 충분히 물을 마시고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지방량이 적은 탄수화물 • 단백질 • 당분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숙취에 좋은 음식
해장국으로 많이 먹는 콩나물국, 북엇국, 선짓국, 조갯국 등은 위 내용과 같이 숙취에 도움이 된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하이드에 대한 대사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효과에 있어 이들 음식이 특별히 우월하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수분이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휴식하는 것이 숙취 해소에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음주 후에는 휴식기가 필요하다
성인 남성이 1잔의 술을 마시고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려면 일반적으로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미 혈액으로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는 알코올의 양에 무관하게 일정하기 때문에, 결국 술이 깨는 시간은 얼마나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였는가에 정비례하다. 두 잔을 마시게 되면 한 잔을 마실 때 보다 두 배의 시간이 흘러야 술이 깨게 된다. 일반적으로 매일 약 40~80g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이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소주로 따지면 약 반 병에 해당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차가 있으므로 이보다 적게 마셔도 얼마든지 간경변증에 이를 수 있고, 특히 여성의 경우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남성에 비해 간 손상의 가능성이 더욱 높다. 또한 알코올성 지방간은 훨씬 적은 양의 음주로도 가능하므로, 완전히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음주 후에는 2~3일 간의 휴식기를 가져야 알코올에 의한 독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연말연시 모임 등으로 일년에 몇 번 일시적으로 폭음하는 것이 건강에 위험할까?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급성 알코올 중독증에 걸릴 수 있다. 발열 • 구역 • 구토의 증상이 나타나고 황달이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심할 경우에는 의식이 흐려져 응급실을 방문하여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지만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술자리는 주 1회 이하로 가져야 하며, 이 때 알코올 섭취량은 남자 40g, 여자 20g 이내여야 한다. 이를 주류별로 환산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 이 음주량은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고 알코올에 특별한 거부 반응이 없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평소에 이보다 덜 마시는 사람은 굳이 이 양을 채우려 할 필요가 없다.
어떤 안주를 먹는 것이 좋을까?
술을 마실 때 안주만 먹는 사람과 안주를 전혀 먹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위 내에 음식물이 있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더뎌져 느긋하게 취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 술을 마셔야 한다. 술을 마시며 먹기에 알맞은 음식은 치즈 • 두부 • 고기 •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다. 이러한 음식은 간세포의 재생을 높이고 알코올 대사 효소의 활성화를 높이며 비타민 보급을 충실히 해주기 때문이다. 과일과 신선한 채소도 술 안주로 먹기에 좋다. 이는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이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분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숙취를 해소하는데 술 깨는 약 • 숙취 해소 음료가 도움이 될까?
숙취는 알코올이 분해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자율신경계통에 영향을 주어 구토 • 과호흡 • 기면 • 혈관확장 • 빈맥 • 저혈압 등을 일으킨다. 시중에 판매되는 술 깨는 약이나 숙취해소 음료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을 도와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나 그 효과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큰 것은 아니다. 이들 제품들은 알코올의 효과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숙취로 인해 생기는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대증치료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지나친 음주에 대한 경고
‘지나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며, 특히 임신 중의 음주는 기형아 출생률을 높입니다’라고 할 때, 지나친 음주량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음주자의 특성이나 음주 양상에 따라 같은 양의 알코올 섭취도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음주량을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적당한 음주량은 남자는 하루 2잔, 여자는 1잔까지를 말한다. 단, 임신 중이거나 임신 예정인 여성, 이전에 뇌출혈이 있었던 사람, 알코올 중독으로 진단받은 사람, 간질환이 있는 사람, 췌장질환이 있는 사람, 심부전이 있는 사람,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 그리고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 해소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음주가 습관화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영양이나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오늘은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저녁식사를 계획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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