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뇌전증

개요-정의

우리 뇌의 신경세포는 정상적으로 늘 전기를 띠고 있습니다. 신경세포 사이의 전기 신호가 변함에 따라 우리는 몸을 움직이거나, 기억을 유지하는 등 다양한 일상 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런 전기적 질서가 깨져 뇌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하면, 흥분된 부위에 따라 의식의 변화, 경련 등 다양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발작이라고 합니다. 한편 경련의 원인이 대뇌의 전기적 방전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발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발작은 다시 유발 요인 유무에 따라 유발성과 비유발성으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치는 등의 급성 뇌질환이나 감염과 같은 전신 질환 때문에 발작이 생겼다면 유발성 발작으로 분류합니다. 반대로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저절로 발작이 생겼다면 비유발성 발작이라고 합니다. 비유발성 발작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번 이상 일어난 경우를 뇌전증이라고 정의합니다.

개요-종류

뇌전증을 분류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치료 약물을 선택하고, 앞으로의 예후를 추정하는 등 치료 과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뇌전증은 임상적으로 2017년도 세계뇌전증퇴치연맹(International League Against Epilepsy, ILAE) 발작 분류에 따라 분류한 뒤, 다시 발작의 형태와 원인에 따라 뇌전증과 뇌전증 증후군으로 분류합니다. 먼저 발작의 시작 부위에 따라 대뇌 일부에서 시작하는 국소시작발작, 대뇌 양측 광범위한 부위에서 동시에 시작하는 전신시작발작, 발작 시작 부위를 알 수 없는 불명시작발작으로 분류합니다. 뇌전증 발작의 형태에 따라 전신뇌전증, 국소뇌전증으로 분류하며, 전신뇌전증과 국소뇌전증의 특성을 모두 갖는 경우 전신국소복합뇌전증으로 분류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검사가 불가능하거나 검사를 시행해도 종류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발생미상 뇌전증으로 분류합니다. 뇌전증 분류의 마지막 단계는 뇌전증 증후군의 진단입니다. 뇌전증 발작 유형, 뇌파, 영상소견 등에서 각 증후군의 공통적인 특성을 나타낼 때 뇌전증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2017년 ILAE 뇌전증 분류 체계 

다음으로, 공식적인 뇌전증 분류 방법은 아니지만 연령별 뇌전증 발생 원인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뇌전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연령에 따라 다르므로, 원인에 맞는 치료 방법 및 치료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후 1~6개월에 뇌전증이 생기는 원인은 분만 중 아기의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 분만 중 뇌 손상, 선천성 기형, 중추신경계 감염 등이며, 생후 6~24개월까지는 분만 중 뇌 손상, 급성 열성경련, 중추신경계의 급성 감염, 뇌의 발달 이상 등입니다. 이처럼 소아기, 사춘기 및 초기 성인기 뇌전증의 주요 원인은 선천성, 발달 및 유전질환입니다. 머리 외상, 중추신경계 감염 및 뇌종양은 모든 연령에서 뇌전증의 원인이지만, 40세 이상에서 더 흔합니다. 사회적인 활동이 많은 성인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머리 외상과 뇌혈관질환이 뇌전증의 주요 원인이며, 고령의 환자에서는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뇌전증을 유발합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치료가 어려웠던 두부 외상 또는 뇌혈관질환 환자가 생존하게 되면서,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뇌전증을 앓게 되는 성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령별 발작의 원인  

개요-원인

뇌전증의 원인은 연령별로 다르며, 크게 구조적, 대사성, 유전성, 감염성, 면역성 원인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특발성, 즉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뇌전증으로 분류됩니다. 원인불명의 뇌전증은 대부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추정되며, 향후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점차 원인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구조적 원인은 뇌손상이나 뇌졸중, 치매 같은 후천적인 질환으로 인해 뇌전증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뇌전증의 원인으로 추정되거나 알려진 대사장애가 있을 때는 대사성으로 정의하는데, 대부분 유전적인 결함이 발견됩니다. 유전성 뇌전증은 우리 몸의 이온 통로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유전자 이상 때문에 생긴다고 알려져 있으며, 신경유전학 연구가 발달하면서 뇌전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유전자 이상이 새롭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추신경계의 감염이나 면역성 원인으로도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발생한 뇌전증 원인의 연령에 따른 분포

개요-경과 및 예후

전체적으로 60~70%의 환자는 한 가지나 두 가지 항경련제를 사용해 증상이 호전되거나 완전히 조절됩니다. 대략 30%는 두 가지 이상의 적절한 항경련제를 충분한 용량으로 복용해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난치성 뇌전증으로 진행합니다. 새로 진단된 뇌전증의 첫해 관해율(증상이 완전히 소실될 확률)은 60~85%정도로 추정합니다. 발작의 유형이 약물 반응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복합부분발작은 상대적으로 약물 반응이 좋지 않아 관해율이 50% 미만입니다. 장기간 발작이 없다면 약을 끊어볼 수 있으나, 어느 정도는 발작이 재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대개 약을 복용하고 5년 정도 발작이 없다면 약물 중단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약으로 발작이 없는 상태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환자, 두 가지 이상의 발작 형태, 구조적인 뇌 이상이나 신경학적 결손을 동반한 경우, 과거 약물 중단 후 재발을 경험한 경우, 청소년 근간대 뇌전증처럼 약물 중단 후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5년이 지나도 약물 중단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역학 및 통계

뇌전증은 뇌졸중, 치매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신경계 질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약 5천만 명에 이릅니다. 뇌전증의 평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7.6명이며, 대략 70%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뇌전증의 유병률과 발생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약간 우세합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유병률 격차가 커지는데, 이는 남성에서 외상을 비롯한 뇌손상이 잘 생기기 때문입니다. 연령별 발생률은 어린 연령대와 65~70세 이상 노인에서 높은 U자형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노인층에서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우리나라 뇌전증환자의 연령별 성별 유병률 분포

연령별 뇌전증 발생률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뇌전증의 연령별 발생률과 유병률 연구 결과, 발생률은 2009년 인구 10만명당 28.7명에서 2017년 인구 10만명 당 35.4명, 유병률은 2009년 1,000명 당 3.4명에서 2017년 1,000명 당 4.8명으로 모두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또한 뇌전증 발생률과 유병률 모두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 증가 추세를 보여 발생률 곡선이 U자 형태에서 점차 J자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고, 뇌전증과 관련된 뇌졸중, 두부 외상, 퇴행성 뇌질환을 겪는 노인의 생존률이 높아진 데 기인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반 인구의 뇌전증 유병률과 발생률도 모두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뇌전증 발생률 변화 (2009-2017)

우리나라의 연도별 뇌전증 발생률과 유병률 변화 (2009-2017)

증상

뇌는 영역과 위치에 따라 고유 기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뇌전증도 침범된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임상 증상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팔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 영역만 침범되면 한쪽 팔만 떠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대뇌피질의 일부에서 기인하는 국소 발작을 보면, 일상 생활 중에 의식 소실 없이 갑자기 한쪽 손이나 팔을 움직이거나 입꼬리를 당기는 형태의 단순부분 운동발작, 한쪽 얼굴, 팔, 다리 등에 이상감각이 나타나는 단순부분 감각발작, 속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모공이 곤두서고 땀이 나는 증상을 보이는 자율신경발작, 이전의 기억이 떠오르거나 어딘가 친숙함이 느껴지는 정신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국소발작이지만 의식 손상이 동반되면 특징적으로 하던 행동을 멈추고 초점 없는 눈으로 한 곳을 멍하게 쳐다보다가 입맛을 쩝쩝 다시거나, 물건을 의미없이 만지작거리는 행동이 나타나는데 이를 자동증이라고 합니다. 또한, 국소발작으로 시작했다가 이상전위가 뇌반구 양측으로 퍼지면서 전신이 강직되는 운동발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전신발작은 발작 초기부터 갑자기 정신을 잃고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거나, 수축하다가 몸을 떠는 간대성 운동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이지만, 그 외에도 갑자기 하던 행동을 중단하고 5~10초간 멍해지는 소발작, 근육 긴장이 갑자기 소실되어 머리를 반복적으로 땅에 떨어뜨리거나 길을 걷다 푹 쓰러지는 무긴장발작 등이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1. 문진 및 병력청취 

다양한 형태의 발작은 주변 상황과 관계없이 갑자기 나타나 수 분 정도 지속된 후 서서히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의료진이 환자의 발작을 목격하면 좋지만, 대개 외래나 응급실에서 회복된 상태를 진료하게 되므로 문진을 통해 발작 여부를 추정합니다. 발작 유무는 뇌전증 진단에 필수적이므로 문진 및 병력 청취는 진단에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먼저 환자가 기억하는 발작 당시와 전후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발작은 의식 소실을 동반하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기억하는 모든 것과 발작 전후 주관적인 느낌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목격자가 있다면 목격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달합니다. 함께 내원하지 않았더라도 전화를 통해 목격자에게 당시 상황을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료진이 파악하려는 주요 정보는 발병 초기의 주관적인 느낌과 증상 변화, 즉 ‘전조’와 의식 소실의 유무, 의사 소통이 가능했는지, 입맛을 다시거나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행동을 보였는지, 눈동자와 고개가 한쪽 방향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는지, 혀를 깨물거나 요 실금이 있었는지, 증상을 멈춘 후 바로 회복했는지 등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발작 양상을 촬영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2. 신체 및 신경학적 진찰

신체 진찰을 통해 동반 질환의 유무 및 상태를 파악하고, 발작 원인과 연관이 있을지 판단합니다.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신경학적 결손 여부를 확인하고 발작과의 연관성을 판단합니다. 발작과 유사한 증상(실신, 일과성허혈증, 심인성 발작 등)을 보이는 다른 질환도 감별해야 합니다. 일과성허혈증은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이어져 순간적으로 뇌가 쇼크 상태에 빠지는 현상이며, 심인성 발작은 심리적 이유로 발생하는 두근거림, 떨림, 호흡곤란등이 동반되는 일시적인 발작증세를 의미합니다.

3. 뇌파검사/신경영상검사 및 실험실검사

뇌파는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입니다. 발작파를 감지하고, 발작 유형과 발작 시작 부위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합니다. 임상 증상으로 발작이 확실히 의심되지만 뇌파는 정상인 경우도 흔합니다. 뇌파 검사 중 발작파가 감지되지 않고 정상 소견이라도 뇌전증이 아니라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즉, 뇌파가 정상이어도 문진과 병력청취에서 발작이 반복되었다고 판단되면 뇌전증으로 진단합니다. 기본적으로 일상 뇌파를 검사하지만, 비디오 뇌파 모니터링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장시간 평가하기도 합니다. 뇌전증 진단 후 약물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정기적으로 뇌파 검사를 반복해 상태를 평가해야 합니다. 

신경영상검사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발작의 원인이 되는 구조적 뇌병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측두엽 뇌전증에서 해마 경화증이나 해마 위축을 확인하는데 유용합니다. 기능성 신경영상검사인 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SPECT)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은 뇌의 화학적, 물리적 활동을 시각화해 색깔 변화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구조적 병변을 확인하는 뇌 MRI와 병행해 발작의 원인을 찾는 데 활용합니다. 

혈액, 소변 및 뇌척수액 검사는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 간기능이상, 알코올 중독 등 신경계 이상이 아닌 발작의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뇌염 등 뇌전증이 아니면서 발작 증상을 동반하는 중추신경계 감염성 질환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뇌파검사

치료

뇌전증을 진단받았다는 것은 발작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 한 번 발작 후에 재발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뇌파에서 발작파가 확인된 경우, 뇌 MRI에서 구조적 이상 소견이 관찰된 경우, 신경학적 결손이 있는 경우, 뇌전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첫 발작이 뇌전증 지속상태로 나타난 경우에는 재발 가능성이 높아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뇌전증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및 기타 치료로 나뉩니다.

치료-약물 치료

뇌전증 치료의 첫 번째 과정은 적절한 항경련제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대개 한 가지 약제를 소량으로 시작해 점차 증량하면서 목표 용량에 도달합니다. 목표 용량에서 발작 재발이 없다면 그 용량을 유지합니다. 약물을 복용한 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병이 치료된 것은 아니므로 약을 임의로 줄이면 안 됩니다. 뇌세포는 흥분과 억제라는 두 가지 작용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능을 수행합니다. 발작은 흥분 작용이 과도하게 많아져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항경련제는 흥분성 신경세포를 억제하거나, 흥분성 신경전달을 약화하거나, 억제성 신경전달을 강화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경련제는 약 20 가지 정도로 다앙하며, 대개 발작이 조절되는 정도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발작이 잘 조절되고 부작용이 없다면 좋은 약물입니다. 약물 선택의 기준은 발작 및 뇌전증의 유형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나이, 직업, 체중, 성별,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므로 처음부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는 처방받은 대로의 용량과 횟수, 시간을 지켜서 복용하고,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의 이름과 용량을 기억해야 합니다. 늘 여유 있게 처방받아 여행이나 다른 곳에서 생활할 때 약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치료-비약물 치료

1. 뇌전증 수술

뇌전증 환자의 20~30%는 약물저항성 뇌전증에 해당합니다. 두 가지 이상의 적합한 항경련제를 충분한 용량으로 사용했음에도 지속적인 무발작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약물저항성 뇌전증은 뇌전증 수술의 일차적인 대상입니다. 우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인지 평가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뇌에서 발작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찾는 것입니다. 원인 부위를 찾아 가능한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뇌전증 수술의 목적입니다. 원인 부위를 결정하는 검사는 발작간기 및 발작기 뇌파, 뇌 MRI, PET, SPECT 등입니다. 발작간기 뇌파는 발작이 없는 평상시에 기록한 뇌파이고, 발작기 뇌파는 발작 시 기록한 뇌파로 보통 동영상을 함께 촬영합니다. 이를 통해 발작 시 가장 먼저 뇌파 변화가 일어나는 부위를 찾습니다. MRI 검사를 통해 뇌의 국소적인 병소를 확인하고, PET 검사를 통해 포도당 섭취가 덜 되는 부위를 발작 초점으로 판단합니다. SPECT 검사는 주로 발작 당시에 동위원소를 주사한 후 뇌혈류량이 증가된 부위를 발작 초점으로 추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작 초점을 확인해 수술하지만, 발작 초점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거나 뇌의 주요 부위 근처에 존재한다면 추가적으로 두개강 내 전극삽입술을 시행합니다. 수술을 통해 특수 제작된 전극을 뇌 표면에 직접 삽입해 뇌파를 기록하고 발작 초첨을 찾는 방법입니다. 대개 뇌전증 수술은 절제술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측두엽 뇌전증에서 시행하는 전내측두엽 절제술입니다. 그 외 발작 초점의 위치와 분포에 따라 연막하 절개술, 연막하 절제술, 기능적 반구절제술, 뇌량 절개술 등이 있습니다. 뇌전증 수술은 응급수술이 아니며, 수술의 일차적인 대상이라도 다양한 검사를 통해 수술 가능성을 확인한 후에 환자와 보호자의 의향과 여러가지 여건에 따라 신중히 결정합니다. 

2. 기타 치료법 

약물치료와 수술 외 뇌전증 치료법은 대뇌자극술과 케톤생성 식이요법이 있습니다. 대뇌자극술은 뇌를 자극해 뇌전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크게 미주신경자극술과 심부뇌자극술이 있습니다. 미주신경자극술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으로 목으로 지나가는 미주신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발작을 조절합니다. 수술로 좌측 목에 위치한 미주신경을 찾아 단자를 설치하고, 자극기는 좌측 앞가슴에 위치시킵니다. 수술이 마무리되면 원격조정장치를 이용해 외래에서 전원을 켜고, 자극 수준을 조정합니다. 

심부뇌자극술은 미주신경자극술과 달리 뇌 안에 전극을 설치합니다. 정위적 뇌수술법을 이용해 전극을 시상 앞쪽 신경핵에 위치시키고, 자극기는 미주신경자극술과 같이 앞가슴에 설치합니다. 

약물난치성 소아 환자의 일부에서는 케톤생성 식이요법 같은 식단 조절이 도움이 됩니다. 탄수화물 등의 당분 공급을 제한하고, 대체 에너지로 지방과 필수 단백질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도움이 될 환자를 선별하고 식이요법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험요인 및 예방

좋은 생활습관은 약물 복용과 더불어 발작 조절에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은 뇌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밤을 새우고 일하는 교대 근무자나 게임을 하느라 충분한 수면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는 주의해야 합니다. 뇌전증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적절한 칼로리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식습관이 중요합니다. 술은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뇌전증에서도 술을 마시고 발작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과음 자체도 문제지만, 술자리로 저녁 약을 못 먹거나 다음날 피곤한 상태로 일과를 시작하는 것도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입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신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모두 발작의 유발 요인입니다. 감기를 포함한 감염 질환, 한약 등 항경련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제 복용도 발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뇌전증 일기’를 쓰는 것을 권유합니다. 환자 개인의 약물 복용, 발작 발생 날짜와 횟수, 발작 주기, 발작 유발요인, 약물 복용 후 불편감 등의 정보를 일기 형식으로 매일 작성하면 상태를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알릴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대한뇌전증학회 (2022). 2022 ‘뇌전증’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대한뇌전증학회. 

2.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회 (2012). 뇌전증 역학조사보고서. 대한뇌전증학회. 

3. 대한뇌전증학회 (2018). 임상뇌전증학 (제3판). 범문에듀케이션. 

4. 대한신경과학회 (2017). 신경학 (제3판). 범문에듀케이션. 

5. 전지예, 이혜성, 신주영, 문혜진, 이서영, 김재문. (2021). Increasing Trends in the Incidence and Prevalence of Epilepsy in Korea. 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17(3). 393-399. 

 

* 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뇌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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