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백주사’ 과연 이땅의 이브들은 안녕할까?

직장인 김영희(가명)씨는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피부를 환하게 만들기 위해 일명 미백주사라고 알려진 ‘백옥주사’, ‘비타민주사’ 등을 시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피부 톤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는 말을 믿고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권유대로 미백주사를 10회 맞았다. 하지만 김씨는 “비싼 돈을 들여 미백주사를 맞았지만 눈에 띄게 효과를 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20∼30대 여성들이 즐겨 찾는 뷰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백주사 시술과 관련한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다양한 사례가 올라와 있다. 이들 게시판에는 미백주사 시술을 통해 피부가 환해졌다는 여성들도 많은 반면, 이러한 미백주사가 정말 안전하고 검증된 시술인지 의심스러워 불안해하는 여성들의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백옥주사, 신데렐라주사, 비타민주사, 물광주사 등 이러한 영양 주사요법에 대한 안전성 및 효능 논란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백주사는 정말 안전하고 효과가 있을까.

대표적인 미백주사로 알려진 것이 바로 ‘백옥주사’다. 백옥주사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라는 펩티드 성분이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타이로시나제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 톤을 개선시켜 미백효과를 준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글루타치온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세포 자신을 보호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체내에서 합성되는 물질이다. 이러한 글루타치온은 음식이나 영양제로는 흡수가 어려워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글루타치온 성분은 한때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발간된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에 따르면 미백주사를 3년 이상 투약한 240명에게서 피부 백화현상이 나타났으며, 체모가 탈색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2011년 필리핀 FDA가 피부 미백 목적으로 주사 시 일부에서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 논란 속에서도 일부 피부과 등 병원에서는 비급여 주사시술인 미백주사를 최소 5회에서 10회 정도 여성들에게 투여할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김민주 아이디피부과 원장은 “글루타치온을 투여하면 안 되는 경우는 특별히 없지만 드물게 과민반응이나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투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 미백주사로 알려진 ‘루치온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효능·효과가 본래 미백 목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약품은 식약처로부터 항암 치료제인 시스플라틴 또는 유사계열 화학요법에 의한 신경성 질환의 예방에 대해 효능·효과를 인정받았다.

비타민주사도 마찬가지다. 비타민이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주사가 우리 체내에 정맥을 통해 직접 주입될 때, 피부 미백에 놀라운 효능이 있다는 것은 검증된 바가 없다. 서대헌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미백주사들이 피부를 획기적으로 환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표준화된 임상시험 결과는 아직 세계적으로 없다”면서도 “주사를 맞는 것도 좋지만 일상생활에서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고 좋은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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