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랑동우회, B형간염 환자 940명 조사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국내 B형간염 환자들이 약물 복용을 여전히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형간염은 간암 발병의 최대 원인으로 약물 복용을 소홀히 할 경우 예기치 않은 바이러스 증식 현상이 나타나거나 내성이 발생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19일 간질환 환자단체인 간사랑동우회(대표 윤구현)가 ‘간(肝)의 날'(10월20일)을 맞아 B형간염을 앓는 소속 회원 940명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매월 평균적으로 남기는 알약의 수가 5알(월 30알 기준) 이상으로 약물복용을 소홀히 하는 환자가 5명 중 1명(20.2%)꼴로 분석됐다.
또 매월 전문의로부터 처방받은 약을 모두 복용하는 환자는 44.7%로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10알 이상 누락 하는 경우도 8.3%에 달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95.9%는 스스로의 약물복용 실태에 대해 ‘보통 이상의 수준’이라고 자평함으로써 약물 복용 인식 수준과 실제 실천 수준에 큰 차이를 보였다.
실수로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는 응답자 10명 중 8명(85%) 이상이 특별한 대처 없이 넘어간다고 답했으며, 13.2%는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의 중단 이유로는 ‘특별한 증상의 부재(71.0%)’가 가장 많았다.
눈에 띄는 건 환자들이 이용하는 의료기관이 7년 전인 2007년 조사 당시와 비교할 때 상급종합병원(46.7%→34.9%)은 줄고, 의원(19%→26.1%)은 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일방적인 대형병원 선호도에서 벗어나 만성질환인 B형간염을 개원가에서 관리하는 환자가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는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수년 또는 평생에 걸쳐 매일 약을 복용한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내성이 생기고 자칫 간암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면서 “환자 스스로 복약 습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내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