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고당ㆍ자일리톨, 일반인에겐 ‘Good’,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Bad’
사과ㆍ배ㆍ수박ㆍ마늘ㆍ양파ㆍ양배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요주의 식품
두부ㆍ바나나ㆍ자몽ㆍ감자ㆍ당근ㆍ쌀 등은 과민성 장후군 환자에게 유익
건강한 일반인에겐 분명히 유익한 식품이지만 과민성 장(腸)증후군 환자에겐 유해한 식품이 있다.
건강을 고려해 설탕 대신 먹는 감미료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올리고당이 좋은 예다. 올리고당은 칼로리가 설탕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 체내 소화ㆍ흡수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비만ㆍ변비 환자에게 인기다. 하지만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마늘ㆍ양파ㆍ양배추 등에 다량 함유돼 ‘몸에 좋은 이눌린’으로 통하는 프룩탄, 콩류에 풍부한 갈락탄도 일반인에겐 ‘좋은’성분,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나쁜’성분이다. 자일리톨은 치아 건강을 돕지만 역시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사과ㆍ배ㆍ수박도 일반인에겐 권장 식품,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요주의 식품이다.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5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31차 ‘뉴스와 셀럽이 있는 식품과 건강 포럼’에서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성인경 교수(소화기내과)는 “올리고당ㆍ자일리톨ㆍ사과ㆍ배 등의 식품의 섭취를 줄이면 과민성 장증후군의 증상들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포럼에서 성 교수는 미국소화기내과학회지인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 올해(146권) 실린 호주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저(低) 포드맵(FODMAP) 다이어트’란 식이요법만으로 과민성 장증후군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것이 이 논문의 성과라고 성 교수는 평가했다.
논문에 따르면 포드맵이 적게 든 음식을 3주간 먹은 사람들(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 비해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절반에 그쳤다.
그러나 포드맵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일반인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 교수는 “일반인은 올리고당ㆍ자일리톨ㆍ사과ㆍ배 등을 즐겨 먹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 소화기내과학계와 영양학계에서 화제의 신조어로 떠오른 포드맵(FODMAP)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특정 당(糖) 성분들의 집합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발효할 수 있는 올리고당ㆍ이당류ㆍ단당류ㆍ폴리올을 가리킨다. 여기서 올리고당엔 갈락탄ㆍ프룩탄, 이당류엔 유당, 단당류엔 과당(果糖), 폴리올엔 솔비톨ㆍ자일리톨 등이 포함된다.
성 교수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의 증상 호전을 위해 저(低) 포드맵 다이어트를 제안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저(低) 포드맵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과일은 바나나ㆍ블루베리ㆍ레몬ㆍ자몽ㆍ라스베리, 채소는 당근ㆍ셀러리ㆍ감자ㆍ호박, 곡류는 쌀ㆍ귀리ㆍ타피오카, 유제품은 락토스(유당분해효소)가 들어 있지 않은 우유와 요구르트ㆍ경성 치즈 등이다. 두부ㆍ설탕ㆍ당밀ㆍ메이플시럽 등도 저(低) 포드맵 다이어트에 유용하다.
한편 과민성 장증후군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배변 습관이 바뀌고 복통ㆍ복부 불편감 등이 동반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15%까지가 갖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 나이 든 환자보다 젊은 환자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환자의 2/3는 병원을 방문하는 등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원인도 잘 밝혀지지 않았다. 장관 운동의 변화, 유전적 요인, 내장의 과민성, 장내 세균들의 변화, 뇌와 장관의 상호 연관성, 스트레스 등 다
양한 요인들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