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지역과 농촌지역간 암 사망률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의료이용 불균형 때문이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치료를 통해 회피할 수 있는 사망률과 의료비 지출의 지역별 분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건강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고 균형있는 의료자원 배분을 주문했습니다.
이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753.9명으로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813.2명)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지역별로 편차가 큰 연령분포를 동일하게 조정해 연령 격차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 채 산출한 사망률입니다.
전국 227개 시군구를 규모에 따라 대도시, 시, 군 지역을 나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연령표준화 사망률 추이를 살펴본 결과, 지역간 격차가 해소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가령 암 또는 신생물로 인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의 경우 대도시지역은 2008년 10만명당 17.97명에서 2011년 16.88명으로 낮아진 반면 군 지역은 2008년 22.67명에서 2011년 23.00명으로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2011년 기준 군 지역의 연령표준화 암 사망률이 대도시보다 1.36배 가량 높은 셈이죠.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지역별 격차가 더욱 심해 대도시와 시지역의 연령표준화 감염병 사망률이 10만 명당 8.48명, 9.59명인 데 반해 군 지역은 대도시의 2배에 가까운 16.44명이었습니다. 또 대사증후군, 순환기계질환, 소화기계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도 모두 군 지역이 대도시나 시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1인당 의료비 지출은 도시 지역이 더 높았습니다. 암 또는 신생물의 경우 대도시에서는 1인당 평균 4만7027원의 의료비를 지출한데 반해 군 지역은 3만7744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병과 사망의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에 오히려 의료서비스 이용량이 적은 ‘의료 제공의 반비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신정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이 도입된 이래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개선했으나 건강 불평등과 의료이용 불평등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며 “군 지역이 도시에 비해 노인 인구가 많고 건강수준이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한 의료자원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갈수록 농촌인구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병원과 같은 사회적 편의시설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 위와 같은 현상은 농촌인구의 증가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인 듯 합니다. 게다가 최근 무상복지를 둘러싼 갈등이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강 불평등과 의료이용 불평등 문제는 재정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해법이 나올 수 없을 듯합니다.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