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암과 비만

비만과 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보고 된 바 있습니다. 이들 연구에서 공통적인 내용은 비만과 관련한 호르몬이 암을 유발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요.

유방암이 대표적입니다. 마른 체형의 여성보다 비만한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한 여성은 체내 에스트로겐과 같은 생식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서 유방에 암 생성을 유발합니다.

전립선암의 경우도 비만할수록 높은 병기의 전립선암이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비만이 암 발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암 재발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암 생존자에게 ‘과체중’이 지니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은데요.

대한소화기암학회가 발간한 ‘소화기암환자들의 영양이야기’를 살펴보면 대장암 2기, 3기의 환자들 중 비만한 환자가 정상 체중의 환자들에 비해 수술 후 무질병생존율에서 불리한 결과를 보입니다.

이 학회는 “전이가 없는 대장암의 경우, 진단 전의 비만(BMI>30kg/m2)은 환자의 전체 사망률, 대장암 특이 사망률, 심혈관계 질환 관련 사망률 모두 좋지 않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도 비만을 재발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암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다나-파버암연구소의 제니퍼 박사는 “비만은 예방가능한 암의 주원인으로 담배를 빠르게 추월하고 있다”며 “비만이 암환자의 치료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차암 또는 동반질환 발생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비만한 환자는 정상 체중을 가진 환자보다 췌장 수술 후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윤동섭·박준성·김재근 교수팀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본원에서 췌·담도암으로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 후 합병증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비만도가 높은(BMI 25 이상) 환자와 내장 비만이 높은 환자((VFA 100㎠ 이상)에서 췌장문합부 누출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비만이 암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 외에도 치료율을 떨어뜨리고 재발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는 만큼 암환자와 암 생존자의 체중관리는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