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소식 많은 연말연시…’심장발작’ 주의하세요”

전문의 “추운 날씨에 잘못된 식사·음주습관 탓 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부고 소식도 부쩍 늘고 있다. 이는 수인성전염병을 제외한 대부분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겨울철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12월과 1월에 걸친 연말연시에는 허혈성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국내와 해외를 불문하고 여름보다 약 30% 이상 증가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0년부터 4년간 뇌혈관 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등 고혈압성 질환에 의한 겨울철 사망자수가 여름철보다 평균 33%나 많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조진만 교수는 25일 “추운 날씨에 따른 혈관저항의 증가, 관상동맥의 경련, 혈압의 상승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연말연시 과음과 과식을 일삼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이유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앓는 사람은 그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연말연시엔 심장병 사망률이 증가한다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은 겨울에 가장 많고 여름에 가장 적다. 이는 주로 노령인구에서 겨울철 심장발작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추위에 대한 육체 적응력이 떨어지고 경제적으로도 취약한 경우도 많아 한파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에 의한 심혈관합병증 발생도 많다.

인체가 추위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심박 수와 혈압이 상승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심장에 부담이 된다. 더욱이 심장에 수축예비능이 없는 노인들이나 이미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허혈성 심장발작을 조심해야 한다. 또 겨울에는 혈중 혈액응고인자의 농도가 높아져 피가 굳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하지만, 차가운 날씨만으로 겨울철 심장발작의 증가 이유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계절에 따른 육체활동의 변화나 섭식습관, 음주양상, 감정적인 스트레스, 일조량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심장발작을 막기 위한 연말연시 생활수칙

전문가들은 겨울철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 증가가 음주를 하지 않고 정해진 식사만 하는 입원환자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점으로 미뤄 식사와 음주가 심장발작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삼겹살처럼 지방질이 많은 식사는 혈관의 형태학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기능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회식자리에 빠질 수 없는 폭탄주와 같은 지나친 음주도 갑작스러운 심장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은 그 자체로 심근수축력을 감소시켜 허혈성 심장질환을 가져오기도 한다.

추운 겨울철에는 운동도 주의가 필요하다. 찬바람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응급상태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운 날에는 무리한 야외 육체 활동을 삼가고 외출할 때는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게 옷을 한 겹 더 챙겨 입는 게 좋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도 요령이다.

조진만 교수는 “일상생활 중에도 과음과 과식을 삼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감정적 흥분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었다면 치료를 게을리하지 말고 치료약도 꼼꼼히 챙겨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