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닐파라벤 등 살균·보존제 2종 화장품에 못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새해 1월말부터 일부 살균·보존제 성분을 화장품 제조 등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화장품 안전관리 강화차원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내용의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고시하고 2015년 1월 23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식약처는 페닐파라벤과 클로로아세타마이드 등 2개 성분을 살균·보존제 성분 표에서 삭제했다. 이에 따라 이들 성분은 화장품을 만드는 데 쓸 수 없으며, 이들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국내에 들여올 수도 없다.
식약처는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이 5가지 종류의 파라벤(이소프로필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페닐파라벤, 벤질파라벤, 펜틸파라벤)이 들어간 화장품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를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벤질파라벤과 펜틸파라벤은 이미 국내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소프로필파라벤과 이소부틸파라벤은 안전하지만, EU 기준이 새로 나온 만큼 위해성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
클로로아세타마이드는 안전성을 강화하려면 0.3%인 사용한도를 더 낮춰야 하지만, 그러면 살균·보존력이 거의 사라지기에 아예 사용금지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화장품 제조에 쓸 수 있는 파라벤 종류는 페닐파라벤, 메칠파라벤, 에칠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이소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등 모두 7가지였다. 단일 파라벤을 사용하면 0.4%, 혼합해서 쓰면 0.8%까지 첨가할 수 있도록 사용한도가 정해져 있다.
파라벤은 1920년대 미국에서 개발됐다. 미생물 성장 억제, 보존기간 연장 등을 위해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 보존재로 널리 쓰였다.
과일, 채소, 딸기, 치즈, 식초 등 천연재료에도 들어 있다. 몸속에 들어오면 가수분해를 거쳐 대사된 후 빠르게 소변으로 배설되고 체내에 잘 쌓이지 않는다.
일부에서 파라벤이 유방암과 고환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목록에 파라벤은 들어 있지 않다.
환경호르몬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내분비계장애물질로 판단할 만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식약처는 강조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에서 국내 시판 치약에 인체 유해 우려가 있는 파라벤과 트리클로산 성분이 들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sh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