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 줄이고 운동해야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당사자의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비만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들에 대한 신체의 반응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은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개선될 수 있는 상황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미국의 폭스뉴스가 체중이 늘어나는 뜻밖의 이유와 그 대책을 소개했다.
◆우울증에 걸려 있다=많은 항우울제가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 만일 당신이 우울하고 그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2.3kg~6.8kg이 늘어날 것으로 각오해야 한다. 몇 년에 걸쳐 차츰차츰 체중이 불어난다. 약을 먹지 않는다 해도 우울증 환자는 체중이 늘게 마련이라는 연구도 있다. 미국공중보건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슬프고 외로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중이 빨리 늘어난다.
이런 사람들은 고지방, 고칼로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전통음식을 더 많이 먹고 있을 가능성이 있거나 육체적 활동을 덜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항우울제 탓에 체중이 늘어나고 있다면 그 약을 서서히 끊는 게 좋다. 만일 체중 증가가 약 때문이 아니라면 운동을 하고 조언자나 동호인 지원 그룹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잘못된 처방약을 먹고 있다=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약은 많다. 피임약, 호르몬 요법제, 스테로이드, 심장병과 고혈압에 먹는 베타차단제, 타목시펜 같은 유방암 약, 일부 류머티스성 관절염 약, 일부 편두통 및 역류성 식도염 약 등이 그런 예다. 이런 약들은 식욕을 증진시키는가 하면 신진대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약 때문에 체중이 느는 것이라고 의심된다면 의사가 그런 부작용이 없는 다른 약을 찾아줄 수 있다.
◆소화가 느리다=변비를 포함한 소화 문제도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변을 규칙적으로 보지 못한다면 탈수, 약물, 섬유질 섭취 부족, 혹은 장내 박테리아의 생태계 이상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변비가 유일한 증상이라면 건강에 유익한 유산균이 들어있는 생균제(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면 소화관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 수 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핵심이다. 식이섬유 보충제를 물에 타 먹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런 제제는 장내 폐기물 뿐 아니라 지방 미립자를 흡수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다.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다=비타민 D, 마그네슘, 철분 등이 부족하면 면역계가 손상된다. 또한 신체 에너지 수준이 떨어지고 신진대사 방식이 바뀐다. 그러면 건강한 생활양식을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람은 에너지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카페인, 단 것, 단당류를 섭취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달리기나 운동을 하기에는 체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럴 때는 붉은 살코기나 시금치를 먹어 철분 수준을 높이고 아몬드 등을 통해 마그네슘 섭취를 늘릴 수 있다. 다만 비타민D가 부족한 증상은 우유를 많이 먹거나 햇빛을 많이 쬐는 것으로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 때는 비타민 D 보충제를 먹어야 하는데 복용량이 과다하면 신장결석의 위험이 있다”면서 “적정량을 가늠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