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살사고 5년간 5배 급증…자살율 OECD 11년 1위 대한민국

21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을 예방하기위해 설치 된 한번만 더 동상의 모습. 최근 4년간 전국 교량(다리)에서의 자살이 2.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포대교에서 가장 자살 시도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4.10.21/뉴스1

200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기록은 대한민국이 갖고있는 대표적인 ‘오명’이다. 더불어 수도 서울의 자살사고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서 발생한 자살사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가 5년 동안 5배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재난·안전사고 긴급구조 활동결과’ 집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자살사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2010년 890건에서 지난해 4926건으로 늘어났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74.2건에서 411건으로 증가했다.

발생건수는 2011년 582건으로 줄어들었다가 2012년 1444건, 2013년 1925건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010~2014년 총 건수는 9767건으로 발생 자치구 별로 보면 영등포구가 11.0%(1075건)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 8.8%(860건), 마포구 6.5%(630건) 강서구·노원구 6.2%(614건)의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아파트(26.5%), 주택(24.4%), 하천(19.9%), 빌라(12.5%), 빌딩(5.0%)의 순서였으며, 월별로는 8월(13.9%), 7월 (12.4%), 5월(11.4%) 순으로 많았다.

한강 교량에서의 투신자살 사고도 2010년 193건에서 지난해 396건으로 2배 가량 늘어났다. 반면 투신자의 목숨을 구한 구조율은 크게 개선돼 2010년 54.9%에서 지난해 97.3%로 향상됐다.

투신 발생장소는 마포대교(28.3%)가 가장 많았으며 한강대교(8.8%), 서강대교(6.0%), 원효대교(4.9%)의 순이었다. 발생 계절별로는 여름(46.3%), 가을(20.5%), 겨울(17.6%), 봄(15.6%)의 양상을 보였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자살사고 건수 급증은 사회적 요인과 함께 스마트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보급 확대로 시민의 신고가 활발해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신사고는 서울시가 2013년 이후 마포대교 등 한강교량에 폐쇄회로TV(CCTV) 감시관제 긴급 출동시스템 설치를 대폭 늘려 자살시도를 사전 파악해 출동하는 사례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에는 서울시내 학생 자살사건도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충격을 줬다.

유청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생 자살사건 발생현황’자료에 따르면 2010년 27건, 2011년 18건, 2012년 24건, 2013년 14건, 2014년 25건 총 108건의 학생 자살 사건이 일어났다. 5년간 4배가 늘어난 수치다.
2012년부터는 초등학생이 자살하는 사건도 생겨 지금까지 각각 2건, 1건, 2건 등 5건을 기록했다.

모두 20만명 수준인 서울시 기초생활수급자의 자살건수도 2010년 32명에서 2011년 42명, 2012년 45명, 2013년 57명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집계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10년 연속이라는 점 뿐 아니라 평균치와 격차도 큰 차이가 난다. 통계청의 2014년 자살통계(2013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만명당 자살인구는 28.5명인데 OECD 평균은 12.1명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OECD 범위를 넘어서도 상위권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2008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율은 106개 국가 중 그린란드, 리투아니아에 이어 3위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령의 자치정부고, 리투아니아는 인구 300만명의 소국(小國)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세계 1위급이라는 평가가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