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방해하는 알레르기 비염…침구류 2주마다 세탁

콧물·재채기 증상 빈번…자다 깨다 반복해 집중력 감소 많게는 국민 5명 중 1명꼴로 경험…일상생활에 지장 줘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재채기를 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 AFP=News1
어린 시절부터 알레르기 비염을 앓아온 직장인 최혁준(36·남)씨는 환절기만 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콧물과 재채기로 직장에서 눈치가 보일 정도다. 편히 잠들기 어려운 건 더 큰 문제다.

밤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해 직장에 출근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기 일쑤다.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살도 쪘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알레르기면역연구소장 유영 교수(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도움말을 통해 환절기마다 성인남녀를 괴롭히는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알아본다.

◇어린이·청소년 학습능력 떨어져…가족력 영향

알레르기 비염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성인·어린이·청소년 모두에게 흔히 발생하는 만성질환 중 하나다. 전 세계에서 인구 5억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5~20%도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 많게는 국민 5명 중 1명꼴이다.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숙면을 방해해 직장인은 업무 능률이,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 천식 같은 다른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주요 증상은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피곤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질 수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쉽게 짜증을 내고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생겨 가볍게 볼 병이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어머니가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자녀가 이 질환에 걸릴 위험이 2~3배로 증가한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다면 그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

유영 교수는 “소아는 위장관 알레르기, 아토피피부염, 천식이 나이가 들면서 차례로 나타나다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생 때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 증상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레르기 행진은 이전 질환이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요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범은 이불·베개·천 소파에 서식하는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은 대표적으로 집먼지진드기와 애완동물 털, 곰팡이, 꽃가루, 바퀴벌레 등을 꼽는다.

치료법은 항히스타민제, 비강용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치료와 수술요법이 있지만 완치가 어렵다.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지 않는 개인적인 노력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매트리스와 베개, 이불, 카펫, 천 소파, 직물류에 서식하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침실에 불필요한 쿠션이나 천으로 만든 장난감, 카펫 등은 없애는 것이 좋다. 침구류는 2주일에 1번 이상 뜨거운 물에 세탁해 햇볕에 말린다. 집먼지진드기가 통과할 수 없는 비투과성 커버를 씌우는 것도 방법이다.

덥고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꽃가루가 많이 날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야외활동이 불가피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다음 영역 항목에서 각각 하나 이상 해당하면 알레르기 비염이 생길 위험이 높아 전문의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

▲어릴 때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 ▲가족 중에 아토피피부염이나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다.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동물 털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나 혈액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기에 잘 걸리고 낫지 않는다.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골이 증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발작적으로 재채기를 자주 한다. ▲감기가 아닌데도 콧물이나 코막힘, 코 가려움 증상이 반복된다. ▲코를 자주 만지고 눈과 코를 비비며, 눈 주위에 다크서클이 있다. ▲비정상적인 코맹맹이 소리가 나거나 후각·미각 장애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