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순간을 보냈던 시간을 뒤로 한 채 업무에 복귀하고 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온종일 멍한 느낌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것은 연휴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 리듬이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졸리고 온몸에서 맥이 빠지며 소화도 안되고 미열이 나는 등 1주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명절후유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심한 경우는 몇 주 동안 극심한 연휴 후유증을 앓고 일에도 지장을 받는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피로, 우울증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대부분의 직장인은 1~2일이면 생체 리듬이 연휴 전의 상태로 어느 정도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
설 기간 동안 너무 무리하게 활동했거나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과 담배를 한 경우, 장시간 버스나 기차, 자동차를 이용 했거나 평소에 안하던 여러 가지 운동이나 육체노동을 한꺼번에 했다면 허리와 근육의 피로감은 더 할 수 있다. 장거리 귀성, 귀경시 오랜 시간 비좁은 공간에 앉아서 운전을 하거나 가만히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만 있었다면 모든 근육이 자신의 근육과 힘줄, 인대의 허용된 범위를 넘어 근육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힘줄과 인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나게 된다.
■ ‘완충시간’이 필요하다
명절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위 ‘완충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좀 여유있게 전날 아침에는 집에 돌아와 음악을 듣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이런 완충시간을 둠으로써 명절연휴 기간 중 흐트러졌던 자세에서 일상생활로 재적응하여 다음날 일상으로 복귀시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다시 평상시 생체리듬을 찾아야
명절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뒤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적응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기간만이라도 일과 후에 늦은 술자리나 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명절후유증을 앓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1주일 정도는 늦은 술자리를 피하도록 한다.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하루 7~8시간을 자야 하며 연휴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점심 시간에 낮잠을 10분 내외로 자는 것도 좋다. 그러나 1시간 이상 낮잠을 잘 경우 오히려 밤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몸의 피로 회복 능력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 야채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던 연휴때의 수면 습관이 있었다면 일시적으로 수면장애와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때 피로하다고 커피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해지고 잠을 제대로 못자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명절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가벼운 샤워와 취침 전 운동도 도움
퇴근 후에는 약간 더운물에 10분 정도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도 증상개선에 도움을 준다. 취침 전 적당한 몸풀기 운동을 하며 가급적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인다.
또 무릎 밑에 가벼운 베개를 고여 낮 동안 지친 허리의 근육이 이완되는 자세를 유지하면 2-3주정도 지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허리와 목의 근육과 척추가 서서히 원래의 근육기능에 맞춰서 다시 재배열하게 되면서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개 근육과 척추의 재배열 기간은 2-3주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이것은 근육과 힘줄, 인대 등에 가해진 무리한 힘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다른 구조의 이상을 동반한 경우라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때도 더욱 악화를 막기 위해 자신의 근육과 허리 목 등의 건강 상태를 점검 받아 봐야 한다.
■ 후유증 극복에는 스트레칭이 가장 좋아
설 명절을 맞아 기쁜 마음에 고향을 찾으면서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나 관절에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했을 때 우리의 몸은 피로하게 된다. 그리고 주로 많이 사용하였던 관절 부위는 연휴를 마치고 귀경을 하여도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고향을 다녀와서 후유증에 대한 해결방법으로는 스트레칭이 가장 좋다.
명절기간 동안 쌓인 피로는 평상시와 다른 환경에 접하고 생활의 리듬이 깨지며 평소 안하던 동작(벌초, 고스톱, 하루 종일 누워 지내기 등)을 지나치게 실시하고 나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저기 뭉치고 뻣뻣한 근육을 풀어줌으로써 몸의 긴장을 풀어주면 빠른 시일 내에 일상생활로 돌아오기 쉽다.
관절의 가동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을 스트레칭이라 하는데, 스트레칭 운동에는 반동을 이용하는 동적스트레칭과 정적스트레칭이 있다. 동적스트레칭은 맨손체조 등에서 많이 사용하던 운동으로 몸의 반동을 이용해 근육을 늘려주는 방법인데 무의식중에 건이나 인대의 손상을 줄 수도 있으므로 운동에 익숙한 경우에는 행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편안한 자세로 근육을 신전시키는 정적 스트레칭이 좋다.
초기에는 자연스럽게 되는 동작을 선택하고 익숙해지면 전체동작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스트레칭 동작을 할 때는 근육을 부드럽게 신전시키며 신전시킨 근육에 의식을 집중시키면서 편안한 느낌을 갖는다. 만일 편안히 느끼지 못하고 통증을 느끼면 약간 덜 늘어뜨리고 호흡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며 호흡이 자연스럽지 않을 경우에는 동작을 약간 줄인다.
※ 설 연휴 마지막 날 이렇게 하면 좋다
1. 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
2. 평소 기상시간을 지킨다.
3.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수면으로 피로를 풀어준다.
4.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즐긴다.
5. 식사는 가급적 평소 시간대에 맞춘다.
6. 출근 복장과 물품을 미리 챙겨 놓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