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TO)가 1일(현지시간)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등 중남미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도 발병 사례가 확산되는 등 최소 23개국에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소개한 바이러스 감염 경로와 예방·치료법을 알아본다.
Q.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A. 가장 흔한 증상은 고열과 발진, 호흡곤란. 근육통, 두통, 안구 충혈과 결막염 등이다. 잠복기는 약 2주이고 감염되면 2일~7일 정도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감염돼도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도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감염된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브라질 보건 장관 마르셀로 카스트로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80%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자 못한다”며 “지금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Q.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파되나
A.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곳은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이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발병됐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부터 브라질 등 중남미와 유럽에서도 발병 사례가 나타났다. 주로 열대성 질병인 황열을 퍼뜨리는 이집트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숲모기는 주로 열대지역에 서식한다. 임신한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걸렸을 경우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다. 성관계와 수혈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다.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남성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Q. 지카 바이러스 치료제는 있나
A.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약은 없다고 밝혔다.
Q.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소두증 걸린 태아를 낳나
A. 세계보건기구(WTO)는 1일 국제보건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진 못했다. 그러나 유력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임신 26주 내에 있는 산모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Q. 임신부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임신부들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미국 하와이에서는 브라질에서 살다 온 산모가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했다. 감염지역을 꼭 방문해야 한다면 의사에게 문의하고 여행 도중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한다. 외출시 소매가 긴 셔츠와 긴 바지를 입고, 실내에 들어갈 경우 모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과 문을 닫는다.
Q.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경우 나중에 임신하면 소두증에 걸린 태아를 넣을 수 있나
A. 지카 바이러스는 혈액 속에 수일~몇 주동안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태아의 상관관계에 대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여성 중 임신 계획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라고 권고했다.
Q. 모기 퇴치제는 효과가 있나
A. 친환경 인증마크가 찍힌 곤충퇴치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생후 2개월이 안 된 아이에게는 곤충퇴치제를 뿌리지 않는다. 2개월이 넘은 아이라도 눈과 손, 입, 상처난 부위에는 곤충퇴치제를 뿌려서는 안 된다. 산모가 자기 손에 분사한 뒤 아이 얼굴에 발라주도록 한다. 수시로 발라주고 자외선 차단제를 같이 사용할 경우 효능을 높이기 위해 곤충퇴치제를 나중에 바른다. 밤에 잘 때에는 산모와 아이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방충망을 설치한 침대에서 자도록 한다. 임신부가 아니더라도 바이러스 감염 예방책은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Q. 현재 감염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어디인가
A. 감염지역은 계속 늘고 있다. 1일까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역별 집계에 따르면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프랑스령 기아나, 가이아나, 파라과이, 수리남, 베네수엘라, 바베이도스,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과달루페, 아이티,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자치주, 프랑스·네덜란드령 세인트마틴 섬,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나마에서 발병했다. 이 지역을 여행한 유럽인들에게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다. 지난 달 31일에는 해외여행을 한 적 없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한 남성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동남아 전역에 이미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가능성에 제기되고 있다.
Q. 지카 바이러스 지역을 여행해도 되나.
A. 세계보건기구(WTO)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여행과 교역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부들은 해당 지역의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Q.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의사 처방에 따라 열과 통증을 줄여주는 아세트아미노펜, 파라세타몰 등의 약을 복용한다. 아스피린이나 다른 종류의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는 복용해선 안 된다. 복용중인 약이 있거나 다른 질환때문에 추가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 사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다.
Q. 감염으로 유발되는 다른 질환은 없나
A. 브라질 보건 당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급성 마비성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GBS)과의 상관성을 유추할 수 있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출현과 동시에 GBS 발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월 말부터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와 GBS 간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GBS는 면역체계가 파괴돼 신경세포를 손상시킴으로서 발생하는 것으로 종종 근무력증으로 이어진다. 증상은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지속되기도 하는데 대부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물게 만성질환이 되기도 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