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첩] 뇌·심장 노리는 한파

이지혜 보건의료전문기자 혈압 올라 뇌졸중·심장마비 위험… 무리한 새벽운동·외출 자제해야
오는 24일까지 전국적으로 한파(寒波)가 예보되면서 저체온증·동상 같은 ‘한랭질환자’가 속출할 전망이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지난 15일까지는 과거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편이었는데도 총 167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해 이 중 6명이 숨졌다. 전체 한랭질환자의 33.5%(56명)는 65세 이상 노인들이었다. 질본 관계자는 “강추위가 오면 노약자는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꼭 필요한 외출이라면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다른 사람을 동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심근경색증·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도 높다. 특히 고혈압 환자나 노인의 경우 실내외 기온 차에 따라 더 심한 혈압 변화를 겪으면서 그만큼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새벽 찬바람에 노출되면 더 위험하다. 순식간에 혈압이 급상승하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올 수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침에 급히 일어나지 말고 새벽에 신문을 가지러 갈 때도 옷을 껴입고,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삼가야 한다”면서 “혈압 상승을 부추기는 술도 줄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외출할 때는 체온 유지를 위해 모자와 목도리로 목과 귀를 감싸는 게 좋다. 목은 피부가 얇아 추위에 노출되면 열 손실이 크다. 마스크는 찬 공기가 폐로 직접 들어오는 것을 막아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쌀쌀하다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걸으면 언 길에 미끄러져 낙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과 당뇨를 잘 관리하려면 따뜻한 오후 햇볕을 쬐며 산책,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일주일에 3~4회 이상 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날씨가 너무 추우면 실내에서 맨손체조나 운동 기구를 이용한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 운동 부족으로 당뇨 환자의 혈당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