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증 등 한랭질환 일으켜/ 지난달 이후 매주 1명꼴 사망/ 난방 못하는 빈곤층 위험 노출/19일 최저 영하 16도 최강 한파
이번 주 전국에 올 겨울 최고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만성질환자나 노인을 중심으로 야외활동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에 걸리기 쉬운 데다 자칫하다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50여일간 한파로 숨진 사람은 남성 4명, 여성 2명이다. 매주 1명 꼴로 ‘한파 사망자’가 나온 셈이다.
사망자들은 모두 야외에서 발견됐으며, 대부분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로 조사됐다. 충남의 한 소도시에 사는 A(71)씨의 경우 지난달 20일 새벽 집 근처 밭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평소 심혈관계 질환에 당뇨를 앓고 있던 그는 발견 당시 음주를 한 상태였으며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한랭질환으로 숨진 사람들은 노인, 독거자, 만성질환자가 많다”며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추위가 심할때 되도록 야외활동을 피해야 하며, 야외에 나갈 때는 옷차림을 최대한 따뜻하게 하고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완전 무장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1도까지 떨어진 18일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차림을 한 채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기상청은 19일에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강력한 한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제원 기자
사망자를 포함한 한랭질환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167명으로 집계됐다. 이번주에 다시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주의가 요구된다.
한랭질환자는 대부분 저체온증 환자(154명·92.2%)였으며, 9명은 동상 환자였다. 86명은 병원에 방문한 뒤 증세가 호전돼 퇴원했지만,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도 30명이나 됐다. 연령대별로는 40대 이상이 134명(80.2%)으로 가장 많았고, 이 중 50대가 43명(25.7%)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질병 발생시간은 오전 6∼9시(29명·17.4%)가 가장 많았으며 전체 환자의 31.1%(52명)는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발생했다. 특히 집에서 발견된 환자도 21.6%(36명)에 달해 충분한 난방을 하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층의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중국 북부지방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19일 전국에 매서운 한파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도∼영하 4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8도∼0도로 예상된다. 지역별 아침최저기온은 서울·춘천 영하 14도, 인천·수원 영하 13도, 강릉 영하 10도, 세종·청주 영하 9도, 대구 영하 8도, 대전 영하 7도, 전주·광주 영하 6도, 부산·울산 영하 5도 등이다.
김유나·김예진 기자 yo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추천해요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