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운 날씨 탓에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호흡기 질환의 기본적인 증상은 기침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독감을 ‘독한 감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전혀 다르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안수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0일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감염병으로,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복통 등 심한 증상을 보인다”며 “특히 독감은 폐렴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감기는 라이노바이러스, 아네노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 200여 종의 바이러스에 의해 코를 통해 감염되는 감염병으로 기침이나 콧물, 인후통 증상을 보이고 대부분 미열이 난다. 2~3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2~4일째 증상이 가장 심하고 바이러스 분비도 많아 전염력이 높다.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호전되지만 3주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1인당 매년 1~6회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며 성인들은 평균 2~4회, 소아는 6~8회 정도 발생한다.
■흔한 감기 ‘리노바이러스’
수많은 바이러스에 의해 감기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중 가장 흔한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다. 그 밖에 대표적인 바이러스로는 최근 국내에 메르스로 인해 유명해진 코로나 바이러스, RSV, 파라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감기는 대부분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연 치유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해 대증치료를 한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항생제는 거의 필요하지 않다.
부비동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드물게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증상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누런 가래의 양이 점점 늘거나 호전 중 다시 발열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 발생시는 2차적인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일컫는다. 감기는 서서히 증상이 발생하지만 독감은 고열, 근육통, 인후통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며 전신 쇠약감, 오심,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 등 전신 증상도 나타난다. 유행 시기는 늦가을에서 봄까지이고, 접촉에 의해서도 전파되지만 공기를 매개로 전파돼 유행이 가능하다. 합병증으로 바이러스 폐렴으로 발전하거나 2차적인 세균성 폐렴이 겹치기도 한다. 기존에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심부전 등의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독감은 대부분의 경우 대증치료로 호전이 되지만 노인환자나 면역저하자, 만성 심.폐질환, 당뇨, 신질환 환자 등에서 발생할 시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A형 독감이 대유행 유발
독감 바이러스는 A, B, C 세 가지 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사람에게 주로 문제를 만드는 것은 A와 B형이다. 신종플루처럼 대변이 및 대유행을 만들고 심한 임상증상을 유발하는 것은 주로 A형이다.
하지만 독감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 치료제가 있기 때문이다. 독감 증상 발생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계절성 H3N2, H1N1의 A형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B에 대해 면역력이 생기도록 만들어지는 백신으로 접종 후 항체 생성 기간이 2주 이상 걸린다. 따라서 유행 시기에 앞서 접종을 해야 한다. 치료제 외에 기관지 관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배, 도라지, 무 등을 즙을 내어 차로 끓여 먹으면 독감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기 때문에 매년 예방주사를 맞으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평상시 면역력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 적당한 신체활동을 통해 면역력을 증강해야 한다. 날이 춥다고 실내에만 있는 건 좋지 않다. 둘째, 피로는 면역력 약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셋째,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버섯, 양배추, 자몽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추운 날씨에는 외출 시 단단히 옷차림하고, 외출 후 반드시 손, 발을 깨끗이 씻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