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올해 맥주·막걸리·와인 즐겨 마셨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알코올 음료(술)를 통해 몸속으로 흡수한 에너지 섭취량이 16년 사이에 2.5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 당류를 통한 에너지 섭취량도 같은 기간 증가했다. 반면, 한국인의 주식인 쌀과 보리 같은 곡류와 어류 섭취량은 감소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권상희·오경원)의 ‘우리나라 식품군별 섭취량 추이(1998-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술을 통한 에너지 섭취량이 1998년 39.3킬로칼로리(Kcal)에서 2014년 100Kcal로 2.5배 수준으로 많아졌다.

이는 예년보다 알코올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맥주, 막걸리, 포도주를 많이 마신 데다 술로 섭취하는 에너지양 자체가 증가한 것으로 질본 연구팀은 분석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시작된 1998년 1933.5Kcal에서 2014년 2074.5Kcal로 141Kcal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술과 일반음료, 우유 등 액상류 식품을 많이 섭취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일반음료 에너지 섭취량은 2008년 30.6Kcal에서 2008년 50.2Kcal, 2014년에는 77.2Kcal로 술과 동일하게 2.5배로 증가했다.

특히 일반음료 중 커피는 1998년에는 주로 가루가 조사됐으나 최근에는 커피여과액이 많아졌다. 커피믹스 대신 아메리카노를 찾는 비율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유는 1998년 57.5Kcal에서 2013년 99.9Kcal로 정점을 찍은 후 2014년 90.4Kcal로 줄었다.

육류(고기)는 1998년 151.5Kcal에서 증감을 반복하다 2010년 205.1Kcal로 200Kcal를 넘어선 이래 꾸준히 늘어 2014년 230.7Kcal를 기록했다.

당류는 설탕, 물엿, 사탕, 초콜릿 등을 묶어놓은 식품 그룹이다. 1998년 26.8Kcal에서 2014년 43.3Kcal로 16.5Kcal 증가했다.

전체적인 에너지 섭취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해초류와 어류는 정반대 추세를 보였다. 해초를 통한 에너지 섭취량은 1998년 8.9Kcal에서 16년 사이에 증감을 반복하다 2014년에는 5.4Kcal로 감소했다.

물고기와 조개의 에너지 섭취량은 1998년 88.9Kcal에서 2005년 93.8Kcal로 증가했다가 2014년에는 61.5Kcal로 크게 줄었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과 보리 같은 곡류의 에너지 섭취량도 감소했다. 1998년 1128.6Kcal에서 2014년 988.5Kcal로 16년 사이에 173.1Kcal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 연구팀은 “지난해 한국인 남성은 필요한 에너지의 105%를 섭취한 반면 여성은 95%를 섭취했다”며 “부족하거나 과잉인 영양소가 어떤 식품으로부터 섭취되는지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