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가 나쁜 ‘미분화갑상선암’의 경우 조기치료 시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교수팀(내분비내과 박영주,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이도영 교수)은 이 결과를 미국갑상선학회지 ‘갑상선’ 온라인판 11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1985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미분화갑상선암을 치료받은 184명을 3그룹(진행 단계)으로 나눠 분석했다.
3그룹은 ▲완전미분화갑상선암(암 전체 미분화) ▲저분화갑상선암(분화 상태 좋지 않음, 완전 미분화 전 단계) ▲분화갑상선암이나 일부 미분화로 변이 진행 중인 상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분화 상태가 좋아 예후가 좋다. 분화가 좋다는 뜻은 암세포에 정상세포가 많다는 말이다. 이 경우 암 진행이 늦고 치료도 잘된다. 국내 갑상선암의 95% 이상 차지하는 유두암과 여포암이 여기 속한다.
하지만 유두암과 여포암도 치료를 방치하면 예후가 나쁜 암으로 변이된다. 분화 방향이 역전돼 미분화갑상선암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완전 미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4.3%였지만 저분화와 일부 미분화 환자의 생존율은 각각 65.8%와 81.3%에 달했다.
특히 수술이 가능한 미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71.4%)은 미분화가 많이 진행돼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의 생존율(26.5%)보다 크게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만에서 4만명 정도의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한다. 이중 미분화 갑상선암 환자는 0.3% 이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정훈 교수는 “미분화 갑상선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으로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갑상선암도 조기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물론 너무 작은 갑상선암을 수술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작은 갑상선암은 진단받더라도 수술하지 않고 관찰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갑상선암의 적절한 치료시기를 정립하는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