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괴로운 계절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부쩍 잦아진 술자리가 문제다. 연일 쉴 새 없이 들이대는 알코올의 공격에 간은 술독을 푸느라 벌써부터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근본적으로는 간 건강 생활수칙을 지키지 않고 살아온 탓이 더 크다. 너무 뻔하고 본인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비단 회식 모임이 많은 때가 아니더라도 치명적인 간 질환 위험을 낮추려면 무엇보다 간 건강을 지키는데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간염바이러스 항체유무를 점검하고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간염예방접종은 A형과 B형이 있다. B형 간염은 만성간염으로 진행돼 간경화 및 간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때문에 반드시 항체유무를 확인한 후 없을 경우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둘째, C형 간염의 경우는 예방접종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과 주사기, 손톱깎기, 면도기, 칫솔 등을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장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셋째, 항진균제 등과 같은 간독성이 있다고 알려진 의약품과 전통적으로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간독성 문제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할 때는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독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약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가 자칫 간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넷째, 지나친 음주는 지방간과 간염 같은 알코올성 간질환을 일으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가급적 천천히 마시되, 하루에 3잔 이상 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이상 마신 경우엔 적어도 2∼3일은 쉬는 것이 좋다. 또 술만 마시는 것은 간에 더 안 좋으므로 다른 음식물도 충분히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지방간 예방을 위해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권장된다. 최대심박수의 50∼70%를 쓰는 중등도 강도로 하루 30∼60분씩 주 2회 이상 실시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저(低) 탄수화물 및 단 음식을 줄이는 저과당 식이를 통해 체중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여섯째, 간은 침묵의 장기다. 이상 증상은 대부분 병세가 꽤 깊어진 뒤에 나타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간 기능을 점검하고, 초음파검사로 구조적 이상 여부를 살피는 것이 좋다.
장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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