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 Q. 최근에 ‘노푸(No Shampoo·노 샴푸의 줄임말) 운동’이라고 해서, 샴푸를 쓰지 않는 습관이 탈모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사실인가요? ―회사원 이종국 씨(48·서울 마포구) 》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샴푸는 현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생활필수품’ 중 하나입니다.
이에 따라 탈모를 경험하고 있거나, 탈모가 우려되는 사람들 중 많은 이가 샴푸를 계속 써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집니다.
편리하고 그동안 많이 써와서 익숙하지만 다양한 화학 성분이 들어있다는 점 때문에 ‘샴푸가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란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노푸 운동’이 두피 건강은 물론이고 나아가 탈모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무턱대고 안 쓰는 건 두피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줍니다.
특히 지성 두피이거나 지루성 피부염이 있을 경우 샴푸를 쓰지 않으면 두피 지루가 심해지고 피부 염증과 모낭염도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탈모 역시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샴푸를 쓰지 않는 대신 세정 효과를 위해 ‘베이킹소다’를 쓰기도 하는데, 베이킹소다의 강한 알칼리성은 피부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예민한 두피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샴푸의 화학 성분 때문에 두피에 자극을 받고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샴푸의 화학 성분들은 보통 물에 분해가 잘됩니다. 또 물로 충분히 헹궈준다면 대부분은 두피에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다만, 샴푸로 인해 두피 염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저자극성’ 샴푸를 쓰는 것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현대인이 탈모로 괴로워합니다. 탈모 자체는 특별히 괴로운 증상이 없어도 ‘이미지 시대’에 탈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탈모의 원인, 예방법, 관리법 등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한데 대부분은 유전적 요인, 모발 주기의 이상,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생깁니다. 샴푸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탈모가 진행된다고 생각되면 노푸를 하기보다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