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환자 중 40대 20%
하루 6시간 이상을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 여성 임모(42)씨는 최근 잦아진 연말 송년회와 회식으로 업무 시간 이후에도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항문 주위 통증이 심해지고 혈변을 보는 일이 많아진 찾아간 병원에서 ‘치핵’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항문질환을 통칭하는 ‘치질’은 대표적으로 치핵과 치열, 치루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치핵은 항문 주위의 혈관과 결합 조직이 덩어리를 이뤄 돌출되거나 출혈을 일으키는 것을 말하며 전체 치질의 약 80%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치핵은 항문의 혈관총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피부와 근육이 수축하면서 항문 정맥 압박이 상승하게 된다. 이때 압력을 견디기 위해 모세혈관이 부풀어 오르면서 피부와 혈관이 늘어져 항문 바깥으로 나오면서 출혈이나 통증을 유발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핵환자는 2009년부터 매년 0.8%씩 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65만6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40대가 약 2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50대와 3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지만 20대에서는 유독 여성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다이어트나 변비 등 배변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복압을 높이는 요인들이 치핵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혈액순환이 더뎌지는 겨울철에는 차가운 공기가 항문주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치핵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연말에 잦은 술자리 또한 치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무리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고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는 “항문 주위를 따뜻하게 유지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치핵의 통증을 완화하거나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 온도를 가하는 좌욕을 통해 항문 체온을 높이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한 식이요법이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활발한 배변활동으로 항문의 압력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변비에 걸리지 않도록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물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유지하고 장시간 배변 습관, 잦은 관장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헬스팀 김봉수 기자 bs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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