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비타민C, 감기예방에 정말 효과있을까

고용량 비타민C, 감기예방에 정말 효과있을까격렬한 신체 활동하는 집단과 달리 일반인에겐 효과 입증안돼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겨울철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감기 예방을 위해 고용량의 비타민C를 섭취해야 한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감기 예방에 필요한 비타민C 적정 복용량은 얼마나 되고, 정말 효과가 있는 예방법이 될 수 있을까.

28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리포트에 실린 인제대학교 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의 글을 보면 비타민C의 감기예방 효과는 의학계에서 70년 이상 지속한 쟁점 중 하나다.

논란은 노벨 화학상·평화상 수상자인 미국의 리누스 폴링 교수가 1970년 ‘비타민C와 감기’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시작된다.

고용량의 비타민C를 먹는것만으로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폴링 교수의 주장에 의학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에 일반인들은 환호했다.

이후 비타민C와 감기 예방의 연관성을 찾기 위한 수많은 연구가 나왔다. 2004년 29개 관련 연구와 하루에 200㎎ 이상 비타민C를 복용한 1만1천77명을 분석한 메타 분석 결과, 일반인에게는 감기 예방 효과가 없었지만 마라토너, 스키 선수와 같은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감기를 50% 정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마다 다른 감기 예방 효과와 달리 비타민C는 감기에 걸리는 기간(이환기간)을 성인은 8%, 소아는 14%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환기간 감소 효과도 평소 비타민C를 꾸준히 먹는 경우에만 나타나며 감기에 걸리고 난 후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메타 분석에서 나타난 이환기간 감소 수치를 이환일수로 환산하면 성인은 1년 평균 12일 감기로 아플 것을 11일로 줄여주고 소아는 28일을 24일로 줄여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감기로 아픈 기간을 성인은 하루, 소아는 나흘 줄여주기 위해 일년 내내 고용량 비타민C를 복용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을 저울질해보면 감기 예방과 치료를 위해 비타민C 복용을 권장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비타민C가 강력한 항산화작용으로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주지만 한국인의 비타민 C의 하루 권장량은 100mg이므로 비타민C를 그램 단위로 복용하면 권장량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를 먹게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너무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섭취하게 되면 흡수되지 못한 비타민C가 장내에 남아 메스꺼움, 복부팽만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신장결석을 만들 수도 있다”면서 “위장장애가 있거나 신장결석의 병력이 있다면 고용량의 비타민C 섭취는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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