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영수 기자] 지긋지긋한 추위가 물러가고 마침내 따뜻한 봄이 올 듯 보인다. 하지만 막상 봄이 와도 매년 심해지는 황사는 물론 알레르기, 구제역, 방사능 유출 여파까지 겹치면서 나들이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음식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자신에 맞는 좋은 음식을 잘 섭취하는 것이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의 도움말로 황사와 알레르기, 춘곤증, 호흡기질환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에 대해 알아봤다.
◇황사=황사철이 되면 돼지고기가 황사 먼지에 섞여 있는 중금속을 제거해준다는 속설 때문에 삼겹살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효과가 아직 정확하게 검증된 바 없다. 중금속에 대한 노출이 잦은 근로자에게 돼지고기를 섭취토록 해 혈중 중금속 농도를 측정하는 연구들이 몇몇 있었으나 소규모로 통제되지 않은 채 이뤄지지 않은 연구들에 불과하다.
황사는 그 속에 포함된 중금속 성분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가 각종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켜 문제가 된다. 미세 먼지들이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호흡곤란, 가래 등을 유발하고 코와 기관지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바이러스와 세균이 우리 몸에 쉽게 침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황사철에 비염이나 후두염 등의 호흡기질환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코나 입, 기관지 등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는 ‘물’ 만한 게 없다. 하루 8잔 이상(약 1.0~1.5ℓ)의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서 호흡기의 정상적인 방어기제가 잘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 과일, 채소 등이 황사철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미세먼지나 중금속은 장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오는데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운동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중금속과 결합해 유해물질 배출을 촉진한다. 미세먼지와 중금속은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킨다. 과일, 채소에 포함된 항산화 영양소는 산화스트레스 발생을 막아준다.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폴리페놀, 셀레늄이 있다. 특히 흡연자 및 만성 음주자는 항산화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섭취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길거리 음식이나 야외에서 조리한 식품은 황사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 노점에서 판매되는 과일, 채소류, 수산물은 구입 후 충분히 잘 씻어서 먹어야 한다.
◇춘곤증=노곤하고 처지고, 졸린 증상이 나타나는 춘곤증에는 신선한 봄나물, 야채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겨울 동안의 추운 날씨에 나름대로 적응했던 신체가 따뜻한 봄기운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봄이 되면서 밤이 짧아지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근육이 이완돼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봄이 되면 일상 활동 및 업무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에너지와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도 늘어나게 된다.
봄이 되면 소비해야 하는 에너지와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절로 신선한 봄나물이나 야채, 과일 등을 찾게 된다. 하지만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는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동반해 막상 먹으려고 해도 식사량을 늘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춘곤증에는 영양균형과 함께 적절한 양으로도 충분한 에너지와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밥상차람이 좋다. 시각적, 후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상차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이 하루 세끼 식사에 골고루 분배 되도록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바쁜 일상 중에 아침을 거르게 되면 피로감을 더욱 쉽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점심, 저녁에 과식을 하게 돼 춘곤증과 함께 식곤증까지 겹칠 수가 있고 소화불량 증상이 더 악화 될 수 있다.
영양소별로 보면 비타민 B1, 비타민 C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은 보리, 콩, 견과류, 간, 육류, 우유, 계란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은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의 봄나물과 키위, 딸기, 감귤류, 녹색채소, 브로콜리, 토마토, 감자 등이 있다.
◇호흡기질환=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봄이 되면 운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몸보신을 해야 한다고 육류위주의 음식섭취를 하기 쉬운데, 봄에는 오히려 신선한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C 성분이 많이 포함된 야채나 과일 섭취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야채나 과일에는 섬유질도 풍부해 장 내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타민을 인위적으로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쇠고기, 콩, 굴, 해바라기씨, 계란, 우유 등 무기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 섭취도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감기 등의 호흡기질환에 걸렸을 경우에는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열이 날 때에는 수분 공급이 더욱 중요하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가래, 발열 등으로 인해 수분 손실이 많고, 목 안이 건조하면 일반적인 감기 증상도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커피는 이뇨 효과가 있어 감기가 걸린 동안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